시리아에서 최악의 유혈진압사태가 멈추지 않아 라마단(이슬람 성월)이 피로 물든 가운데 국제사회에서 강도높은 제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군은 라마단이 시작된 1일(이하 현지시각)과 2일에도 탱크 수십대를 동원해 저녁기도를 마치고 나온 시위대에 포격을 가했다. 현지 인권단체들은 탱크 공격과 군인들의 발포로 1일 하루 동안 하마 등지에서 민간인 2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앞서 정부군은 라마단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시위대에 발포해 시민 140여명이 숨졌으나, 3일째 무력진압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슬람 신도들이 금식을 하며 경건하게 보내는 라마단 기간에는 전쟁도 중단하는 것이 관례. 외신은 시리아 정부가 라마단에 맞춰 유혈 진압의 강도를 높인 것은 시민들의 저녁기도모임이 반정부시위로 번지는 것을 원천봉쇄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국제사회에서도 시리아 정부에 대해 강력한 추가제재를 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상원의원들이 비무장한 시민들을 살상한 시리아 정부에 치명타를 주기 위해 석유 등 에너지산업 분야에 제재를 가해야한다고 오바마 행정부에 요구했다고 전했다.
시리아의 반정부 인사들도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반체제 인사들은 2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시리아 정부에 대한 유엔의 추가적 제재를 요구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같은 제재·압박안이 군사개입으로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전망이다.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1일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단독 또는 유엔 차원의 군사 개입은 가능성조차 없다고 밝혔다. 나토와 미국 측도 군사개입에 부정적이다.
아랍에서 고립된 리비아와 달리 시리아는 이란의 우방이며 이슬람 무장단체와도 밀접한 관계로 자칫 잘못 건드릴 경우 중동의 화약고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 또 리비아와 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발목잡힌 나토와 미국의 군사적 여력도 거의 없는 점도 주된 이유로 외신들은 분석했다.
한편 시리아에서는 알 아사드 대통령 퇴진과 대규모 개혁을 요구하는 반 정부시위가 4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시리아 인권운동가들에 따르면 반정부시위가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시리아에서 약 1700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