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동안 물고 물리던 치킨 게임이 끝났다. 미국은 국가부도위기를 넘겼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역정에서 또 한고비를 넘겼다. 미국의 부채 증액협상안이 막판에 가까스로 타결돼, 1일(현지시각) 하원 표결을 통과했다. 건강보험 개혁 등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줬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협상을 이끌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내년 재선 도전을 준비 중인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번 협상안 타결은 고무적.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를 모면하며 한숨을 돌린 오바마 대통령을 두고 정치권의 손익계산이 엇갈리고 있다. 디폴트(채무 불이행)위기를 넘기면서오바마 대통령은 일단 승자의 위치에 선 모양새다. 하지만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협상안 타결과정에서 정치적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는 것. 알카에다의 수장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직후 한때 50%대까지 치솟았던 지지율은 부채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40%까지 내려앉았다. 협상과정에서 불거진 정치적 난맥상도 부담이다. 미국 경제를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을 정파적 대립으로 소모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는 것. 또 협상과정에서 국가부도설이 흘러나오는 등 세계 최강국의 자존심을 지키지못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또 협상안에 오바마 대통령의 제안이 거의 반영되지 않은채 공화당이 이끌려갔다는 점도 불리하다. 뉴욕타임스(NYT)는 는 공화당 측 주도로 합의안이 타결된 모양새여서 오바마를 지지해 온 유권자들이 등을 돌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반면 오바마 대통령이 정치적 실익을 챙겼다는 주장도 만만치않다. 국가 부도를 막기 위해 자신의 뜻을 과감하게 굽혀, 이념을 초월한 지도자의 이미지를 얻었다는 것. 이를 통해 내년 대선에서 오마바대통령이 공략할 부동층의 표심을 사로잡았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오바마의 행동이 눈에 보이지 않은 비밀행보일 수 있다”며 “지는 게 이기는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대선까지는 디폴트 문제가 다시 불거지지 않게 된 점도 큰 수확이다. 하지만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디폴트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고, 주요 경제 현안들이 뒤로 밀리면서 미국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불안감은 여전히 큰 짐이다. 더블딥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고스란히 오바마 대통령의 짐이 된다. 부채협상 타결이 문제의 끝이 아니라 시작인 이유이기도 하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