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부사장서 사진작가 변신 최도환씨
삼성 휴대전화 세계화 이끈 일등공신
개인전시회도 마련…제2 인생 도전
“일에 빠져 살아온 반평생 동안 만남 자체에 이렇게 몰입해 본 적이 또 있었던가 싶습니다. 사진에 대한 몰입은 상실감과 외로움을 달래줬고, 생산적인 결과물을 남겨 놓을 수 있는 작업이었기에 더욱 많은 매력을 느꼈습니다.”
삼성 휴대전화의 세계화를 이끈 주역 중 한 명인 삼성전자의 최도환 부사장이 퇴직 후 사진작가로 변신했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는 등 한때 잘나가던 삼성의 고위 임원이었던 그가 서울 인사동 갤러리이즈에서 개인전시회(6월 29일~7월 5일)를 한다. 사진작가로 ‘제2의 인생’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의 첫 개인전시회의 주제는 ‘사계(四季)’다. 일에만 파묻혀 잊고 살았던 계절의 변화가 사진찍기를 하면서 강하게 와 닿았고 그 느낌을 모두 사진을 통해 나타내고 싶었다. 그는 “한 분야에서 사물에 대해 항상 호기심으로 관찰하고 만들고 개선점 찾기를 30년간 해왔다”며 “카메라와 사진은 관찰하고 느낀 바를 시각화시킬 수 있는 도구라는 점에서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자연의 모습을 담은 27점의 사진을 전시했다. 무거운 카메라장비를 직접 둘러메고, 전국 각지를 다니며 봄, 여름, 가을, 겨울 한국의 사계의 모습을 밤낮없이 카메라에 담았다. 그는 “온 힘과 정성을 다해 대상을 사진으로 담아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고달픈 줄 모르고 정신없이 다녔다”면서 “혼자서 차분히 생각하며 무언가를 만들어 간다는 데에 큰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조금씩 더 알게 될수록 배울 게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그에게 사진은 사람들과 사고와 감정을 공유하는 새로운 소통 방식이다. 보고 느낀 것에 대한 표현이면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최 전 부사장은 “제품 개발과 사진은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비슷하다”면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오랜 시간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만들어 왔다면 이제는 사진으로 그 감동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열정을 가지고 살아왔고, 변화를 두려워해 본 적도 없지만 자연 앞에서는 더 겸손하고, 더 배우고, 순수한 감수성을 잃고 싶지 않았다”고 그는 말한다. 특히 “자연을 통해 여태껏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됐고, 느리게 살고 다르게 보는 법, 마음의 풍요로움 등 참으로 얻는 게 많다”고 전했다.
그는 향후에도 계속 전시회를 이어가, 그 결과물을 많은 사람과 공유할 계획이다. 풍경 사진뿐 아니라 현대사진과 현대미술도 공부하는 등 새로운 인생에 끊임없이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전통적인 방식의 전시회뿐 아니라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소통 방식에 대해서도 계속 관심을 가지고 고민 중”이라며 앞으로 펼쳐질 자신만의 무한한 작품 세계의 일단을 일러줬다.
박영훈 기자/par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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