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정한익 부장판사는 20일 전통방식으로 대한민국 국새를 제작한다고 속여 제작비 등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기소된 민홍규(57) 전 국새제작단장에게 징역 2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초대 국새제작자로 알려진 석불 정기호 선생의 아들과 문하생들의 진술과 증거들에 따르면 민씨가 전통비법을 전수받아 보유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전통방식으로 국새를 만든다고 했으나 제작 전과정을 지켜본 사람이 없다는 점과 2005년 경기도 이천공방에 만든 가마 등도 불이 들어가지 않는 엉터리가마였다는 점 등을 비춰보면 민씨의 국새는 전통방식이 아닌 현대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새는 한 국가의 정통성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민씨는 돈벌이에 눈이 어두워 전통방식으로 대한민국 국새를 제작한다며 전 국민을 기망하고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려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단 저가의 봉황 국새를 다이아몬드 국새로 속여 판매하려 한 혐의(사기 미수)는 특정 구매자를 속이는 데까지 나아가지 못했다고 보고 무죄로 판단했다.

민씨는 2007년 5월 전통방식으로 제4대 국새를 제작하기로 정부와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전통비법을 보유하고 있지 않던 민씨는 현대적인 방식으로 국세를 제작·납품해 총 1억9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사기)로 지난해 기소됐다.

또 그는 2006년과 2009년 롯데백화점에 가짜 다이아몬드 봉황 국새를 전시하며 40억원짜리라고 홍보해 판매하려 혐의(사기 미수)도 받고 있다. 그는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이런 사기 행각을 비판한 국새제작 실무자를 무고한 혐의로 추가 기소된 바 있다.

앞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관련자들의 진술과 증거를 종합해볼 때 민씨가 전통방식으로 국새를 제작했다는 증거가 없음에도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는 등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민씨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하는 한편, 국새 제작과정에 발생한 부속물에 대한 몰수명령을 청구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