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글로벌 스타가 된 김예지 등 사격 메달리스트들이 연맹이 주는 포상금을 아직까지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자체 기금에서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대한사격연맹의 기본재산 사용 승인 요청을 심의하고 있다.
사격연맹은 지난달 대의원총회를 열고 연맹 진흥기금에서 재원을 마련해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 7명과 지도자에게 올림픽 포상금 3억1500만원을 주기로 결의했다.
금메달 선수에 대한 포상금은 5000만원, 은메달 2000만원, 동메달 1000만원이며 지도자는 그 절반을 받는다.
연맹은 이달 초 대한체육회에 공문을 보내 연맹 진흥기금 4∼5억원을 털어 메달리스트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한편 연맹 사업비로도 지출하겠다는 내용을 보고했고, 체육회는 서류를 검토한 뒤 가능하다는 취지로 회신했다. 체육회를 통과한 연맹은 지난 7일 문체부에 기본재산 사용 승인을 요청했다.
각 연맹이나 협회의 자체 진흥기금은 ‘기본재산’으로 묶여 있는데, 여기엔 질권(담보권)이 설정돼 있기 때문에 자체 조성한 돈이라고 할지라도 임의대로 사용할 수 없고 체육회와 문체부의 심의를 통과해야 유용할 수 있다.
연맹은 문체부의 승인이 떨어지면 이달 내로 메달리스트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 문체부에서 최종 승인을 받지 못했다.
문체부 관계자는 “기본재산은 협회·연맹의 운영을 위해 계속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돈으로, 기본재산을 사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연맹이 불가피한 상황 때문에 기본재산을 사용하겠다고 신청한 배경과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향후 기본재산 충당 계획까지 따지면서 심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사격연맹은 신명주 전 회장이 지난 6월 취임 당시 약속한 3억원의 출연금으로 올림픽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으나 신 전 회장은 운영 중인 병원의 직원 임금을 체불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약속했던 액수를 출연하지 않고 사퇴했다.
사격연맹은 신 전 회장이 사퇴할 당시 구두로 출연금 지급을 약속받았지만, 실제 출연금을 받아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임금 체불액이 수십억원대에 달하지만 신 전 회장은 수백억대의 부동산을 처분해 변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