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위스콘신주에서 실종 하루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초등 4학년생 릴리 피터스. [미 CBS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미국에서 14세 소년이 평소 알고 지내던 10세 여자 어린이를 성폭행한 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해 지역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28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위스콘신주 치페와폴스 경찰은 “집 근처에서 실종돼 하루만인 지난 25일 숨진 채 발견된 일리아나 릴리 피터스(10) 살해 용의자를 체포해 수감했다”고 밝혔다.

피터스는 일요일인 지난 24일 밤 9시쯤 집에서 약 400m 떨어진 이모집에 다녀오다 사라졌다. 피터스가 돌아오지 않자 가족은 곧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당일 밤 피터스 이모집으로부터 약 1km 떨어진 숲에서 피터스의 자전거를 찾아냈다. 하지만 피터스는 결국 다음날 오전 9시 15분쯤 숲 산책로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수사 끝에 14세 소년(한국 중2)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지난 26일 밤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소년은 범행 사실을 자백했으며, 피터스와 서로 알고 지내던 사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년은 사건 당일 피터스가 이모집을 나온 후 뒤따라가 성폭행하고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건을 계획된 단독 범행으로 추정하고 소년을 1급 살인·1급 강간·1급 아동성범죄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소년은 27일 법정에서 보석금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책정받고 수감됐다.

인구 1만4700명 규모의 소도시인 치페와폴스에서는 주민들이 “실종 신고시 경보가 신속히 울려 공공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청원운동에 나서는 한편 소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외치고 있다.

해당 지역 검찰과 언론은 소년의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무기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폭스뉴스는 “위스콘신주는 1급 살인사건 피고인이 10세 이상이면 성인 법정에 세울 수 있다”며 “용의자는 성인으로 기소됐다”고 전했다. 다만 변호인단은 사건을 청소년 법정으로 이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이같은 사건의 피의자가 촉법소년(만10세 이상~만14세 미만)이면 보호처분만 가능하고, 범죄소년(만14세 이상~만19세 미만)이면 형사처벌 대상이지만 최대 20년형에 처해진다.

소년에 대한 다음 심리는 다음달 5일로 예정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