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뇌세포 유전자 불량률은 평균 26%
자폐 관련 유전자 이상 세포 먼저 걸러져
어른 된 뒤에도 불량 뇌세포 청소…60년간 뇌세포 13% 감소
[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엄마 배 속 태아의 뇌세포 4개 가운데 1개꼴로 유전자에 큰 이상이 있지만, 이런 세포 대부분은 태어날 무렵 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리 몸의 세포는 모두 같은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세포가 나뉘는 과정에서 유전자 일부가 통째로 사라지거나 여러 벌로 늘어나는 ‘변이’가 생기기도 한다. 뇌세포는 특히 이런 변화에 민감하다. 유전자가 하나라도 모자라거나 남기만 해도 자폐나 조현병, 뇌전증, 지적장애 같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미국 보스턴아동병원 크리스토퍼 월시 교수와 하버드의대 피터 박 교수 연구팀은 태아부터 노인까지의 뇌세포 유전자를 하나하나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태아 뇌세포 평균 26%에서 유전자 변이
연구팀은 병 없이 사망한 뒤 뇌를 기증한 태아와 영아, 노인 등의 대뇌피질에서 뇌세포 2357개를 골라냈다. 태아는 임신 14~25주였고, 출생 후 기증자는 영아부터 90세 이상까지 있었다.
연구팀은 뇌세포 하나하나의 유전자 전체를 읽어 이상이 있는지 확인했다.
태아의 뇌세포에서는 평균 25.9%가 여러 염색체에 걸쳐 유전자가 크게 늘거나 줄어 있었다.
연구팀은 태아 대뇌피질에서 소핵도 많이 찾아냈다. 소핵은 세포가 나뉠 때 제자리를 찾지 못한 염색체 조각이 따로 뭉친 덩어리로 유전자가 크게 흐트러졌다는 흔적이다.
연구팀은 태아 뇌세포의 유전자 이상이 수정란이 처음 나뉘기 시작할 때나 암세포에서 보이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밝혔다.
‘불량 뇌세포’ 태어날 무렵 대부분 사라져
유전자 이상이 큰 뇌세포는 태어난 뒤 비율이 태아 때의 4.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크기가 작은 유전자 이상이 있는 뇌세포는 태어난 뒤에도 천천히 줄었다.
다른 연구 6건을 함께 분석한 결과, 이런 뇌세포가 사라지면서 60년 동안 전체 뇌세포의 13% 정도가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시기는 사람의 뇌에서 뇌세포가 대량으로 죽는 시기와 겹친다.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의 뇌에서는 출생을 전후해 뇌세포의 30% 정도가 스스로 사멸한다.
연구팀은 그동안 이유가 분명하지 않았던 이 현상이 유전자에 이상이 생긴 뇌세포를 걸러내는 과정일 수 있다고 봤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결함 있는 유전체를 가진 뇌세포를 없애는 것은 발달 과정에서 중요한 유전체 품질 관리일 수 있다”고 밝혔다.
불량 뇌세포가 걸러진 뒤 살아남은 뇌세포에서는 자폐나 발달장애와 관련된 유전자가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 연구팀은 유전자에 이상이 생긴 뇌세포가 먼저 걸러졌을 것으로 봤다.
연구팀은 “출생 전후는 어른이 될 때까지 살아남는 뇌세포가 대부분 정상 유전체를 갖도록 하는 결정적인 시기”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나이가 다른 사람들의 뇌를 비교한 것이라 같은 사람의 뇌세포가 실제로 사라지는 과정을 지켜본 것은 아니다. 임신 7~9개월 무렵의 태아 뇌는 구하지 못해 분석하지 못했다.
참고논문
DOI : 10.1038/s41586-026-11190-3
논문 정보 : Shao, D.D., Zhao, Y., Brew, J. et al. Perinatal elimination of genetically aberrant human cortical neurons. Nature (2026).
dbsdn1110@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