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배달 주문에 ‘명절 선물’까지…플라스틱 쓰레기 대란 일어나나
“명절 1~2주간 재활용 폐기물 못 버릴 수도”
유가 하락에 플라스틱 수출 못해…“집적장 과부하”
플라스틱 폐기물 장기간 방치시 화재 위험도 ‘증가’
최근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 재활용품 수거 현장. 배달 용기, 알루미늄 캔 등이 뒤섞여 있다. 신주희 기자 / joohee@heraldcorp.com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 소비가 늘자 일회용 쓰레기 배출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추석 명절까지 다가오면서 ‘명절 선물 포장 쓰레기’까지 더해져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이 우려된다. 유가마저 하락해 재활용 폐기물 수출까지 막히자 폐기물 재활용 업체들도 “집적장 과부하 상태”라며 “2주간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고 플라스틱 쓰레기 대란을 경고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아파트에는 지난 10일부터 ‘플라스틱을 반드시 찌그러뜨려 배출 바란다’는 주민 안내 공지가 붙었다. 배달 음식 용기 등 플라스틱 배출이 급격히 늘자, 공동주택과 계약을 맺고 재활용품 처리 납품 업체에서 재활용 폐기물 수거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해당 아파트에 사는 주부 김모(52)씨는 “지난주에는 거의 한 달 치 정도의 재활용 쓰레기를 한 번에 다 버렸다”며 “100ℓ 정도 되는 봉투에 플라스틱만 모았는 데도 꽉 찼다. 매일 시켜 먹는 배달 음식 용기에 추석 명절 선물까지 들어오니 산더미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29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재활용 폐기물을 처리하는 업체에서 ‘(재활용 쓰레기가) 늘어나는 양을 감당할 수 없다며 1~2주까지 단지 내에서 수거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왔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재활용 폐기장에 수거 차량이 3시간 이상 대기해 겨우 버리고 오니 (입주민들이)최대한 부피를 줄여 버려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재활용 폐기물 처리업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늘어난 플라스틱 배출량에 추석 기간까지 더해져 잔뜩 긴장하고 있다. 경기 양주시에서 재활용 수집·운반업체를 운영하는 김모(37)씨는 “작년에 비해 재활용 쓰레기 양이 1.5배 정도 늘었다. 1000세대가 사는 아파트에서 트럭 하나면 충분했던 양이 이제는 트럭 두 대가 가서 싣고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 연휴 기간이 고비다. 집적장마저 다 찼는데 명절 선물 주고받으면서 쓰레기가 나올테니 플라스틱 대란은 불 보듯 뻔하다”고 경고했다.

플라스틱은 재활용 수집·운반업체와 중간 가공·처리업체, 최종 처리업체를 거쳐 재활용된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중국이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하지 않아 중간 가공·처리업체부터 플라스틱 폐기물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 유럽으로 수출하던 플라스틱 쓰레기 수출마저 코로나19로 막혔다.

김씨는 “사람도 안 받으려 하는데 플라스틱 재활용품을 받겠냐”며 한탄했다. 원유 가격마저 하락해 폐플라스틱을 분류해 재활용하는 것보다 새로 생산하는 비용이 더 저렴해져 재활용 폐기물 재가공 수요는 더욱 줄었다.

김씨는 집적장에 모인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가 장기간 방치될 경우 화재 위험도 뒤따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종종 건전지, 휴대폰 배터리 등이 페트병 안에 들어가 있다가 열에 노출되면 폭발할 위험이 있다”며 “비닐·플라스틱은 작은 불꽃에도 순식간에 불길이 번진다”고 말했다.

이에 환경부는 재활용 폐기물 문제가 불거지자 ‘자원순환 정책 대전환 추진계획’을 수립, 지난 23일 발표했다. 환경부는 소비 단계 중심으로 사후 관리적 규제에서 벗어나 생산과 유통 단계부터 폐기물을 감축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공동주택 쓰레기 대란을 방지하기 위해 2024년까지 공동주택 대신 지자체가 수거 업체와 계약을 맺는 ‘공공 책임수거’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joo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