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붕대 감은 눈” 여인 웅크린 이유가…아기 손녀까지 잃은뒤 쏴올린 ‘희망’ 이야기[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조지 프레더릭 와츠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새로운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으로 쓰였습니다. ※함께 보면 좋겠다는 그림이 있어 잠시 침묵을 깹니다. 9월의 어느 날, 분유 냄새를 풍기며 돌아오겠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판도라가 혼잣말을 했다. 그녀가 들어올린 건 항아리였다. “절대로 열지 말라.” 최고 신 제우스가 직접 주면서도 거듭 경고한 물건이었다. 그러나 사랑보다도, 증오만큼이나 강한 게 호기심이지 않은가. 판도라는 참을 수 없었다. 슬쩍 보기만 하고 다시 닫기로 마음 먹었다. 동그란 마개를 빙그르르 돌렸다. 살짝 힘을 줬다. 생각보다 쉽게 빠졌다. 그런데, 눈을 대기도 전 웬 연기가 새어 나왔다. 이어서… 갑자기 새카만 덩어리가 솟구쳤다. 좁은 주둥이가 수없이 토해내는 그것. 미움의 감정이었다. 그다음은 시기
2026.08.07 23:50
‘꽃다발과 웃음’ 37세 이 사람 때문에 수백만명 사지로…“역사에 이름 남길 것” 최악 선동가의 말로[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요제프 괴벨스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새로운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으로 쓰였습니다. ※4년 3개월간 이어간 은 2개월가량 휴관에 들어갑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그는 몸이 약했다. 어릴 적부터 자주 아팠다. 폐렴에 걸리고, 골수염도 앓았다. 병 때문에 오른발이 굽는 증상까지 겪었다. 없는 살림에 큰 수술도 했지만, 결국 다리를 저는 상태가 되고 말았다. 그는 그런 모습이 싫었다. 우울감이 차오르면 다락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 그래도 머리는 좋았다. 그는 우등생이었다. 특히 글을 잘 썼다. 독해력도 탁월했다. 작문 시험에서 최고점을 받아 학생 대표로 연설을 한 적도 있었다. 그는 하이델베르크 등 독일의 여러 명문 대학에서 문학과 역사, 철학을 공부했다. 늘 기침을 달고 살긴 했지만, 그 와중에 박사 학위까지도
2026.07.03 23:50
하다하다 제자母와 간통 혐의까지…“고칠 수 없다면 견뎌라” 철학자의 이유있는 외침[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세네카 편]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그리하여, 그대는 당장 죽어야 마땅하리라.” 65년 4월, 로마 제국. 루키우스 안나이우스 세네카는 전령이 읊은 이 말을 듣고도 잠자코 있었다. 그가 안고 온 소식이 황제가 내린 사형 선고였는데도 그랬다. “어떻게 다른 사람도 아닌 당신에게 죽으라고 할 수 있는가!” 그의 지인이 외려 피가 맺힐 듯 주먹을 쥐었다. 그럴 만도 했다. 세네카. 그는 현재 로마 제국의 제5대 황제, 네로의 스승이었으니. 즉, 그는 어릴 적부터 봐온 제자에게 죽음을 강요받은 셈이었다. 그런데, 세네카는 딱히 감정 동요가 없는 듯보였다. “유언장을 쓸 시간은 줄 수 있는가?” 세네카는 전령에게 이런 질문이나 했다. “제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군.” 졸지에 사형수가 돼버린 그. 이러한 통보에 또 고개나 끄덕일 뿐이었다. 세네카는 주위를 둘러봤다. 바로 옆에는 왈칵 울음이 터진 아내가 있었다. 건너편에는 직전까지 함께 저녁 식사를 한 친구들이 있었다. 세네카는 입을
2026.06.26 23:50
“200명 넘게 사귀어봤다”…문제적 청년, ‘낭만중독’ 문제적 행보들[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조지 고든 바이런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새로운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으로 쓰였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청년이 외쳤다. 그는 잔을 들고 있었다. 안에는 포도주가 넘실거렸다. 그는 은테에 입을 맞췄다. 한 모금을 크게 머금었다. 꿀꺽. 목젖이 보란 듯 오르내렸다. 현장의 공기는 따끈했다. 주황빛 열감도 곳곳에서 피어올랐다. “파충류의 먹이가 되기보다는.” 그가 잔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이렇게 술잔이 돼 신들의 음료를 돌려 마시는 게 나으리라.” 이것은 청년이 지은 시(詩)였다. 그 기묘한 문장이 당장의 비현실적 기류를 더 진하게 만들었다. 그는 품이 넓은 천을 두르고 있었다. 그를 둘러싸고 모인 또래들도 비슷한 옷으로 몸을 감싸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모두가 눈길을 떼지 못하는 것. 포도주가 담긴
2026.06.19 23:50
“제발 그만” 수백만장 꽃잎에 질식해 숨졌다…10대 황제가 벌인 최악의 ‘장난’[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로렌스 알마 타데마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새로운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으로 쓰였습니다. ※역사와 신화 등 이야기를 일부 담았는데, 기사가 평소보다 약간 더 길어졌습니다.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로마 제국의 제23대 황제, 엘라가발루스가 시종 무리를 부추겼다. 이들은 왕좌와 두어 뼘 거리를 둔 채 일렬로 서있었다. 품으로는 자기 몸만한 자루를 끌어안고 있었다. 그 안에 넘치듯 담긴 건 장미와 푸른 제비꽃 등이었다. 얼마나 꾹 눌러 담겼는지, 피어오르는 향으로도 몇몇은 벌써 비틀거릴 정도였다. 이제 막 연회장에 오는 의원들을 향해 꽃을 탈탈 털어내라는 것. 엘라가발루스가 킬킬대며 내린 명령은 이것이었다. 시종들은 팔을 찔러넣어 꽃잎을 한 움큼씩 들어 올렸다
2026.06.12 23:50
“두려웠다” 19세 소녀가 빚은 괴물…母·남편·자식 앗아간 신에 우아한 복수[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메리 셸리(프랑켄슈타인)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새로운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으로 쓰였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때는 18세기. 주인공 이름은… 그래요. 빅터였어요. 스위스 제네바의 상류층, 프랑켄슈타인 가문의 도련님이었어요. 빅터 프랑켄슈타인! 그는 어릴 적부터 과학 실험에 관심이 많았어요. 불과 얼음, 수은과 전기를 다루는 데 쾌감을 느꼈지요. 그러던 어느 날(세상 모든 전설은 이 말과 함께 시작되죠!), 그는 깨달았어요. 본인이 어쩌면, 그간 없던 생명체를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을요. 그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퀴퀴한 공동묘지부터 찾았어요. 그곳의 무덤이요. 삽을 들고 하나씩 파헤쳤어요. 관 뚜껑을 뜯어버렸지요. 이를 탈탈 털어 땅바닥에 쏟고는… 맞아요. 챙겨온 포대 주둥이를 열었어요. 고르고 고른, 가장
2026.06.05 23:50
“넌 잘못 없는데”…생후 15개월 ‘황제’ 아기, 20여년 죄수로 살다 숨졌다[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이반 6세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새로운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으로 쓰였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그는 이름 없는 죄수였다. 그는 묘한 분위기를 품었다. 어쩌면 동전 몇 닢에 영혼을 판 하찮은 사기꾼 같았다. 그게 아니면, 혁명을 꾀하다가 잡힌 위험한 사상가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는 위화감을 풍겼다. 머리칼 밑으로는 기름기가 줄줄 흘렀다. 쑥 들어간 눈 밑으로, 움푹 팬 볼 밑으로도 살가죽이 맥없이 흔들렸다. 가시처럼 마른 팔다리 또한 그저 밑으로만 축 늘어질 뿐이었다. 그런데도 시선이 가는 건, 이런 와중에 고개만은 꼿꼿했기 때문일 것이다. 본인이 마치 무엇이라도 되는 양. 실상은 무엇 따위 없고, 무슨 일도 도모할 수 없어 보이면서. “…그러니까, 저자의 정체를 아무도 몰라요?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2026.05.29 23:50
“아버지는 악마였습니다” 착각탓에…최악 상황 일으킨 20대 재능男의 비극[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리처드 대드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새로운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으로 쓰였습니다. ※의 경우 전체 그림을 담지 못했습니다. 넓은 마음으로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요정은 작고, 귀엽고, 신비로운 존재로 통한다. 판타지 속 요정은 대개 한두 뼘의 올망졸망한 크기로 등장한다. 때로는 야생 꽃향기를 풍긴다. 뾰족구두를 신은 발끝에선 종종 금가루도 묻어나온다. 달밤과 노래, 세계수를 섬기며, 뜨거운 햇빛과 철, 잿가루는 몸을 떨 만큼 싫어한다. 요정은 생김새도 흥미롭다. 눈은 맑고 투명하다. 귀는 크거나 뾰족하다. 등 뒤로는 나비 또는 나방의 날개도 볼 수 있다. 이들은 성격 또한 제각각이다. 대체로 장난기가 많다. 호기심도 넘친다. 이러니 종종 말도 안 되는 사고를 친다. 다만 여리고 정이 많기에
2026.05.22 23:50
“그녀는 예쁘고 사랑스러웠습니다”…‘굴욕’ 형벌도 반전 성과, 매력녀의 남다른 생존기[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제인 쇼어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새로운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으로 쓰였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제인 쇼어는 회색빛의 커다란 눈을 가졌다. 얼굴은 동그랬다. 노란 머리칼은 물감에 푹 젖은 듯 진하게 반짝였다. 작은 키와 여린 어깨는 보호본능을 일으켰다. 의외로 성숙한 몸선과 생기있는 분위기도 눈길을 끄는 지점이었다. 그녀는 수완도 좋았다. 특히 말솜씨가 탁월했다. 어떤 이야기든 조리있게 잘 풀었다. 칭찬은 자연스럽고, 설득은 억지스럽지 않았다. “역시 당신과는 통하는 게 있어요.” 그녀는 종종 이런 말과 함께 입꼬리를 올렸다. 괜히 상체를 붙였다. 다소 영악해 보이기도 했지만, 이런 행동이 이상하게 밉지만은 않았다. 그래서일까. 남자 중 열에 아홉은 어느새 마음의 빗장을 풀곤 했다. “그녀는 단정하고 아
2026.05.15 23:50
“설마 그럴 줄은” 25세 천재였는데…남의 아내와 부정행각, 대가는 묵직했다[이원율의 후암동 미술관-리하르트 게르스틀 편]
후암동 미술관은 무한한 디지털 공간에 걸맞은 초장편 문화예술 스토리텔링 연재물의 ‘원조 맛집’입니다. ■기자 구독■을 누르시면 매 주말 새로운 예술 이야기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기사는 역사적 사실 기반에 일부 상상력을 더한 스토리텔링으로 쓰였습니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그는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에는 과묵한 신사였다. 또 어느 날에는 언제 터질지 모를 환자였다. 그는 늘 무언가를 생각했다. 온갖 상념에 파묻혀있기를 즐기는 듯했다. 그런 한편, 덩치를 불린 걱정과 불안 따위에 어느덧 짓눌려있기도 했다. 그가 먼저 입을 여는 일은 드물었다. 책과 술, 그림과 음악 정도만이 닫힌 문을 두드릴 수 있었다. 다만 그렇게 관심을 끌었다고 해도 그뿐. 웃으며 대화를 이어가는 일은 역시나 쉽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것을 의심했다. 몇 마디를 나누다 보면 이내 눈을 치켜뜨곤 했다. 그는 보수와 진보 중 어느 편에도 서지 않았다. 회귀와 발전 중 무엇도 갈망하지 않았다. “의미 따
2026.05.08 2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