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유령에 놀란 코스피’

코스피(KOSPI) 시장에서 6거래일 동안 47조원이 증발했다. 2100선 돌파의 꿈에 부풀어있던 코스피는 2000포인트를 얼마 넘기지 못하고 올 들어 최장기간 하락세에 1950선까지 내려앉았다.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 지수 편입,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우려 등 실제 벌어지지도 않은 대외악재에 대한 우려로 지수가 고꾸라진 것이다. 하락장에는 기관들이 한 몫 했다.

▶47조원 날아간 코스피, 기관 때문에…(?)=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9일부터 전날까지 총 6거래일 동안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는 연초 이후 가장 오랜 기간 하락세를 유지한 것이다. 이 기간 동안 코스피 시가총액 47조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8일 1283조9480억원이었던 시총은 16일 1237조2456억원으로 46조7024억원 줄어들었다. 시장에서 매일 7조7837억원씩 사라진 셈이다.

증시가 쪼그라든 원인은 기관의 매도세가 거셌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이 기간동안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6일간 누적 순매수액은 3429억원이었으며, 외국인 역시 1545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은 6거래일동안 총 6273억원을 순매도하며 증시 하락을 부채질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2000선 돌파 이후 기계적으로 기관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기술적 하락세를 보이는 것 같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관은 투신권을 중심으로 순매수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코스피 상승에 따른 주식형 펀드의 순매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고 연구원은 “우호적인 유동성 환경 속 유가강세로 신흥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외국인 순매수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지난해 외국인과 개인이 주식을 팔아치우는 가운데서도 꿋꿋이 순매수를 기록하며 증시를 지탱했던 기관들이, 올 들어서는 2000선이 넘는 고비마다 차익실현 매물을 쏟아내며 시장을 뒷걸음질치게 만들고 있다. 일각에선 기관의 기계적인 매수-매도 패턴이 ‘박스피’(1800~2100선에서 지수가 움직이는 것) 저주의 원흉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종별 희비, 전기전자만 웃었다= 6일 간 코스피가 3.70% 하락하는 동안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하곤 전 종목이 지수가 하락세를 보였다.

전기전자는 0.09% 소폭 오른 유일한 상승업종이었고,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마이너스(-)7.15%의 보험업종이었다.

기계(-7.08%), 의약품(-6.74%), 철강금속(-6.24%), 음식료품(-5.81%), 증권(-5.65%), 금융업(-5.52%)도 큰 폭으로 내렸다.

이밖에 유통업(-5.51%), 섬유의복(-5.20%), 건설업(-5.15%), 의료정밀(-5.05%) 등도 5%대의 낙폭을 기록했다.

보험업종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가 악재로 작용했다.

김태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 기준금리 인하(1.5%→1.25%)로 보험주가 급락했으며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고평가된)의 손보주 하락 폭이 컸다”고 분석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보험사들은 이전에 고객에게 판매한 확정형 고금리 상품의 경우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책임준비금이 증가해 부담이 커진다. 고객자산으로 수익을 올려도 이자가 더 많은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전기전자는 삼성전자 호조, 애플 및 중화권 스마트폰 업체들의 성장 둔화 등으로 주가가 오름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모델 수 감소, 원가경쟁력 확보에 주력한 삼성전자의 성공으로 기대이상의 수익성이 시현돨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종목 규모별로 구분해보면 가장 적은 낙폭을 보인 것은 코스피 대형주(-3.47%) 지수다.

중형주는 -4.76%로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만났으며 그 다음이 소형주(-3.8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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