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를 통해 액션의 한계를 돌파하라

[헤럴드 분당판교]옛 격언 중에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10년 세월은 결코 적은 시간이 아니다. 10년 지기 친구가 있다 하면 그 누구든 그 끈끈한 우정에 박수를 보내 주고, 10년 동안 어떤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하면 쉽게 한 수 인정해 주곤 한다. 이처럼 10년이란 기간은 웬만한 숙련자가 거치는 세월이며, 상대가 누구든 상당한 친밀감을 쌓을 수 있는 긴 시간이다. 그렇다. 그 누구라도 인정하는 기간, 10년의 세월은 결코 가볍지도 녹록하지도 않다. 그리고 여기에, 그토록 긴 10년이란 세월 동안 게임계의 한 획을 그어가며 묵묵히 발걸음을 내딛어 온 게임 던전 앤 파이터가 있다.

던전 앤 파이터는 네오플이 제작하고 넥슨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온라인 액션게임이다. 게임 오픈 초기에는 한게임에서 서비스를 시행했으나 이후 한게임의 서비스는 종료되고 곧이어 넥슨으로 이관되었다. 그리고 2013, NHN의 네이버에서 새로 채널링 서비스를 시작하여 현재까지 이르고 있다.던전 앤 파이터, 줄여서 '던파'의 특징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마치 오락실의 코인 게임처럼 부담 없이 쉽고 빠르게 한판 할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이라 할 수 있다. 이를 증명하듯 던파는 게임 런칭 초창기에 '오락실에서 느꼈던 쾌감을 느껴 봐라'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였고, 게임상에서 캐릭터가 부활할 때 소모되는 아이템을 '코인'이라고 명명하였으며, 캐릭터의 직업이나 스킬 등의 이펙트에서도 도트 그래픽을 이용해 복고풍 스타일을 반영하여 제작되었다. 이러한 던파의 메인 플레이 방식을 짧게 설명하자면, 유저가 자신의 캐릭터 레벨에 맞는 던전에 진입하여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여기저기에 퍼져 있는 적들을 쓰러뜨리는 것을 주된 목표로 한다. 또한 클리어 시간이 짧을수록 높게 주어지는 랭크와 이에 따른 캐릭터 경험치를 최대한 많이 습득하고, 보상으로 드롭되는 좋은 아이템을 노리는 것까지 메인 콘텐츠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다고 말할 수 있는 플레이 콘텐츠지만 당시 유저들은 이에 무척이나 열광했다. 그렇다면 던파가 지닌 어떤 요소가 수많은 유저들을 사로잡은 핵심 열쇠였던 것일까.◇스킬 구현의 자유화를 실현한 '키보드' 조작이 답을 찾아보자면 우선 던파가 지닌 타격감과 화려한 액션 스킬 콤보를 들 수 있다. 던파가 처음 오픈베타를 시작할 당시, 대부분의 국내 게임은 마우스 조작 위주의 플레이 방식을 차용하였다. 그리고 마우스를 이용하여 조작하는 방식은 누구나 게임 플레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요소가 되었다. 그러나 마우스 클릭 위주의 게임 플레이 방식은 곧 조작법의 한계로 인해 게임 패턴 자체를 단순화시켜 버렸다. 그리하여 당시 많은 유저들은 마우스 조작으로 인해 단순화된 게임에 질려 있었고 새로운 스타일의 게임을 원하고 있었다. 바로 이 때 나타난 던파는 액션 쾌감이란 게임 모토에 맞추어 키보드 조작 방식을 주 조작법으로 적용하였다. 키보드를 사용한 수십 개의 스킬 커맨드 입력 시스템을 구현하였고, 이를 통해 무한한 스킬 입력 및 이에 대한 응용 가능성을 유저에게 제공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스킬 구현의 자유화는 유저들을 통해 점점 다양하게 사용되며 수백, 수천 가지의 캐릭터 운용법을 유저 스스로가 창조해 낼 수 있도록 도와준 커다란 발판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결국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특성은 던파의 확실한 매력 요소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캐릭터의 다양화와 개성화를 실현한 '아바타' 시스템던파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직업군 캐릭터와 이들의 모습을 변화시키는 다양한 아바타 시스템도 빼놓을 수 없는 흥행 요소 중 하나였다. 최근 이루어진 도적 직업군 2차 패치를 포함하여 40개로 이루어진 캐릭터 직업군은 고유의 테마를 가지고 다채롭게 구성되었다. 그리고 캐릭터가 지닌 테마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된 스킬들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유저가 소모하는 콘텐츠의 역할을 해 낼 수 있었기에 여타 캐릭터를 플레이한 유저들이라도 다시 한 번 게임 속으로 끌어당기길 수 있는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또한 유저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캐릭터의 일련화에서 벗어나 외적으로 다양해지는 것을 추구하였고 이에 따라 개성있는 캐릭터를 꾸미고자 하였다. 이러한 유저의 요구에 맞추어 던파 내에서 구현된 아바타시스템은 던파가 지닌 또 다른 인기의 요인으로 작동하였다. 다양한 기념일이나 이벤트를 기념하며 나오는 한정 이벤트 아바타부터 시작하여 아바타를 합성하여 만들 수 있는 레어 아바타 시스템, 원하는 외형을 유지한 채로 능력치만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클론 레어 아바타 시스템 등 던파는 내부적으로 상당히 다양한 아바타 시스템을 보유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아바타 시스템이 발전함에 따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의 자유도도 상당수 올라가 유저들이 저마다의 캐릭터를 꾸미는 데 있어 큰 제약이 따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캐릭터는 개성을 지닌 채 아바타의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게 되었다.이처럼 던파는 다양한 특징을 최대한 살린 채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흥행몰이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던파가 걸어온 길이 마냥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서비스 도중 과도한 과금정책이나 캐쉬 아이템으로 인해 많은 원성을 산 일도 있었고, 캐릭터 밸런싱 문제로 인해 유저들의 입방아에 자주 오르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유저가 원하는 트렌드를 재빠르게 포착해 낸 뒤 복고풍 스타일의 게임에 접목해 온라인으로 훌륭하게 재탄생시킨 사례는 아마 쉽게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그렇기에 게임제작자 측에는 게임의 운영에 있어서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 줄 것을, 유저 측에게는 던파가 지닌 콘텐츠를 충분히 즐겨 주기를 당부하고 싶다. 단순히 캐릭터의 성능을 따지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플레이하는 유저가 각 캐릭터에 대해 독창적인 분석을 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리라. 이처럼 유저와 제작자가 함께 피드백하며 게임을 이끌어간다면 지금껏 10년이란 기간 동안 던파가 훌륭히 제 자리를 지키고 나아갔던 것처럼 앞으로도 게임계의 든든한 역사가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중앙대 게임제작동아리 'CIEN' 남강민(정치국제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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