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해군이 최신형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을 도입하는 과정에서 실물을 보지도 않은 상태에서 허위로 시험평가 결과서를 작성한 뒤 헬기 기종을 선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은 와일드캣을 도입하기 위해 허위 구매시험평가서를 작성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허위작성공문서행사)로 임모(51) 전 해군 대령, 황모(43) 전 해군 중령, 신모(42) 해군 중령을 지난 21일 구속 기소했다.
또한 합수단은 범행에 가담한 김모(59) 전 해군 소장과 이모(55) 전 해군 대령, 김모(52) 해군 대령 등 3명에 대해서도 구속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2012년 8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이탈리아ㆍ영국 합작인 A사의 와일드캣 해상작전헬기에 대해 “실물 평가를 했고 요구 성능을 충족한다”는 구매시험평가결과서를 허위로 작성해 2013년 1월 와일드캣이 5890억원 규모의 해상작전헬기 1차 사업 기종으로 선정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임 전 대령은 해군 전력분석시험평가단 무기시험평가과장으로 국외시험평가를 총괄했고, 황 전 중령과 신 중령은 국외시험평가관으로서 해상작전헬기 구매시험평가를 담당했다.
합수단 조사 결과 와일드캣은 실제로 개발된 실물이 없고, 공중에 머무르는 시간과 어뢰 무장 여부 등 대잠전(對潛戰) 수행을 위해 해군이 요구하는 성능(ROC)에도 미달하는 기종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상작전헬기는 국외 기종을 구매하기로 한 것뿐만 아니라 여러 대의 장비를 탑재하는 ‘복합무기체계’다. 성능 확인을 하려면 실물을 필수로 평가해야 한다.
하지만 영국에서의 시험 평가 당시 와일드캣은 전혀 개발되지 않아 실물이 없었다. 임 전 대령과 황 전 중령, 신 중령 등은 육군용 헬기에 장비 대신 모래주머니를 채워 시험 비행을 하고 실물 평가를 한 것처럼 처리했다. 와일드캣과는 전혀 다른 기종으로 영국 해군이 훈련하는 모습을 시뮬레이션 하는 등 ‘엉터리’로 조작한 실물 평가 결과를 제출했다.
A사가 제출한 자료에도 와일드캣의 성능과 스팩은 해군이 요구한 것보다 현저히 낮다는 게 드러나 있었다. 작전 핵심 사안인 체공(滯空·공중에 머무르는 시간)시간이 해군에서 요구하는 성능에 현저히 못미쳤다. 어뢰도 여러 발을 장착할 수 있어야 기준에 부합했지만 와일드캣은 어뢰 1발만 탑재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이들은 “실물 평가를 한 결과 요구 성능을 모두 충족했다”는 내용의 구매시험평가결과서를 허위로 작성하여 방사청에 제출했다. 방사청은 이를 근거로 와일드캣에 ‘전투용 적합’ 판정을 내렸다. 실물 평가 점수도 당시 경쟁 기종이었던 미국산 ‘시호크(MH-60R)’보다 높았다.
2013년 1월15일 제64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는 1대당 500억여원인 와일드캣을 1차 해상작전헬기 사업 기종으로 선정하고 8대를 들여오기로 했다. 시설공사와 간접비를 포함해 1차에만 589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와일드캣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4대씩 들여올 예정이었다. 이미 헬기 대금 3923억여원 중 선급금 1757억여원이 지불됐다.
합수단은 이들을 상대로 와일드캣을 차기 해상작전헬기 기종으로 선정하게 도와주는 대가로 A사로부터 뒷돈을 받은 사실이 없는지 등을 추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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