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황광희가 ‘예능돌’이라면서 잘나간다고 여기저기 불려다닐 때가 엊그제 같은데, 왜 갑자기 프로그램에서 잇따라 하차할까?

광희는 ‘무릎팍도사’에 이어 ‘우리 결혼했어요4’에서도 하차한다. ‘아빠, 어디가’에서도 잠깐 본 듯 한데, 바로 사라져버렸다. ‘정글의 법칙’에서도 이제 광희는 ‘병만족’으로 분류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광희가 무슨 범법 행위를 한 것도 아니고 물의를 빚은 것도 아닌데 거의 매일 얼굴을 보이던 지상파에서 고정물 하나 없게 된 데에는 필시 무슨 곡절과 사연이 있는 법이다.

한 번 보자. 광희가 예능돌로서 존재감을 확립할 수 있었던 곳은 ‘강심장’이다. 아직도 아이돌들은 성형 사실을 나서서 밝히지는 않는다. 네티즌들이 ‘Before’와 ‘After’ 사진을 올려 의심과 논란을 일으켜야 마지못해 해명한다.

하지만 광희는 거의 ‘재건축’ 수준의 성형을 했다고 스스로 밝혀 이를 토크쇼의 주 소재로 삼고 부분별 견적까지 이야기 했다. 그러니 신선할 수밖에 없었다.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출연자들의 ‘성형 코치’ 역할도 했다. 자신은 성형수술을 하고 1년동안 외출을 못하고 누워있었다고 했다.

‘성형돌’을 자처한 광희의 토크는 실체를 숨기고 만든 이미지를 보여주는 아이돌들을 까발리는 듯 해 약간의 통쾌함도 선사했다. 여기서 무식과 천방지축을 무기로 삼아 특유의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로 정신없게 만들고 거침없이 망가지는 자신의 캐릭터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었다. 한때 ‘예능 대세’가 되는 듯했다.

그런데 광희의 토크는 한 두번 들으면 질릴 수밖에 없는 그런 요소를 지니고 있다. ‘고쇼’에서 자신이 고현정 같이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을 때 어떤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을까 하는 기대를 한 적도 있지만, 프로그램에 출연할수록 자신의 이미지와 콘텐츠가 소비돼버린다는 인상을 주었다.

이럴 때는 스스로 예능 프로그램을 가려 소수라도 자신에게 맞는 프로그램에만 출연해야 한다. 천명훈 등 아이돌 가수가 예능에서 눈부신 활동을 하다가 갑자기 모습을 감추는 예는 더러 있다. 자신의 이미지는 이미 소비될대로 소비된 상태에서 현재의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순간이 다가오는 것이다.

소설가건 대중예술가건 새로운 것을 내놓지 못하면 절필 또는 하차, 아니면 활동을 대폭 줄인 상태에서 재충전에 들어가는 게 유통기한을 늘릴 수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광희는 부르는대로 ‘콜’을 외쳤다. ‘블라인드 테스트쇼180도’, ‘매직콘서트’, ‘세바퀴’, ‘해피투게더3’ 등 프로그램마다 출연했지만 자신에게 별 소득이 없었다. 광희는 눈부신 예능 활동이 ‘제국의 아이들’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광희는 ‘무릎팍도사’에서 유세윤이 “자진 하차가 아닌 강제 하차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농담했지만 내용적으로 보면 강제하차 요소가 분명 있다. 일단 프로그램에 나온 이상 자신의 분량 이상의 효력을 발생시키는 ‘미친 존재감’까지는 아니라도 자신의 존재만큼은 기여해야 한다. 하지만 ‘무릎팍도사’에서 광희는 기대 이하였다.

게다가 광희는 ‘무릎팍도사’ 강호동이나 ‘건도’ 유세윤과 흥미로운 관계도 형성하지 못했다. 가만히 앉아 많이 배워간다는 건 아카데미나 연습생 시절에나 통할 수 있는 말이다. 칼을 더 갈고 내공을 다져 새롭게 도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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