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최근 한국의 힙합그룹 ‘아지아틱스’가 미국 메이저 음반사인 캐시머니(Cash Money Records)와 100억원이 넘는 파격적인 조건의 음반 계약을 체결해 화제가 됐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이에 대해 아지아틱스의 세 멤버 중 한 명인 플로우 식은 “한국인들이 듣기에는 팝음악인데, 미국에서는 아시아 느낌이 난다고 했다. 개성이 뚜렷하고 사운드도 새롭고 독특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니키 리(33), 플로우 식(28), 에디 신(27)으로 구성돼 있는 아지아틱스는 세계시장을 겨냥하는 그룹이다. 미국 교포들이라 영어 구사가 자유롭다. 이들의 프로듀서인 솔리드 출신의 정재윤은 “미국 음악이 식상해 있어 별 재미를 못 느낀다. 반면 아지아틱스의 음악은 신선하다. 리듬과 멜로디가 조합된 이들의 음악이 돌아올 수 있는 단계라 생각한다. 보컬리스트와 래퍼가 그룹 내 같이 있는 것도 강점이다”고 팀을 설명했다.
글로벌 그룹이지만 미국을 첫 번째 시장으로 삼고 있다. 미국에서 되면 아시아에서도 될 수 있다는 것. 에디 신은 “이제 중요하지 않는 시장은 없다. 세계가 인터넷을 통해 다 볼 수 있는 시장이다. 서울에서 음반을 내도 페루에서 당일 댓글이 올라온다”면서 “2011년 3월 데뷔 음반을 냈을 때 독일 라디오 방송국에서 연락이 와 음악을 틀어도 되냐고 문의가 왔다”고 전해줬다.
아지아틱스는 아이돌 가수와 뮤지션, 양쪽을 왔다갔다 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다. 1990년대에는 서태지나 듀스, 공일오비처럼 아이돌과 뮤지션을 겸하는 가수들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이돌은 아이돌, 뮤지션은 뮤지션으로 고정된 감이 있어 아지아틱스의 차별성이 더욱 돋보이고 있다. 멤버들 모두 작곡 능력과 1~2개의 악기를 다룰 줄 안다.
팀 내 연장자인 니키 리는 “이글스는 오디션으로 끼워 맞춘 팀이 아니다. 동네나 학교에서 음악을 하는 친구들이 운명적으로 만난 것이다. 우리도 그렇다”면서 “운명적으로 일어나는 일을 포뮬러(공식)로 반복시키는 일이 어렵다. 그게 통하는 시장도 있고 안 되는 곳도 있다. 미국에서는 안 된다. 그래서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흉내내기와 가식적인 게 조금만 있어도 소비자들이 알아본다”고 말했다.
마이클 잭슨을 좋아하는 니키 리는 LA에서 17살 때 정재윤을 만나 대만에서 5집까지 냈다. 대만에서는 큰 상까지 수상한 경력이 있다. 뉴욕에서 태어난 플로우 식은 래퍼다. 클럽에서 프롤우 식의 랩은 관객을 사로잡는다. 그는 자기 인생을 이야기하는 래퍼가 좋다면서 솔직함이 매력이라고 했다. 흑인 친구에게 서태지의 랩을 들려줬더니 한국 랩의 리듬이 좋다며 테이프를 달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줬다.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에디 신은 NYU(뉴욕대) 녹음음악과를 졸업한 싱어송라이터다. 스티비 원더 등 흑인음악을 좋아하고 알앤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지아틱스는 알앤비 힙합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댄스와 록, 어쿠스틱 등 다양한 장르와 형식을 시도한다. 가사는 주로 물질이 아닌 꿈과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있다. “음악은 인생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매체에 자주 노출돼 화면을 피부로 느끼고 사는 것과는 다르다. 인생 경험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은 계속 음악을 내놔도 질리지 않는다. 흉내낼 수 없는 창의성과 진지함이 있기 때문이다.”(멤버 일동)
아지아틱스는 싸이의 세계적인 인기로 K-팝 하면 웬만한 미국 업계 사람들이 알아본다고 했다. 할리우드에 아시아계 스태프의 투입도 늘었다. 아시아시장이 생각보다 크다는 걸 눈치챈 미국시장이 아지아틱스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캐시머니사가 주최한 그래미 파티에도 참가한 이들은 오는 3~4월 미국 데뷔 싱글을 발매한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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