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애플은 골목대장(king of the hill) 놀이에 빠져 삼성의 공격적인 광고에 고전하고 있다.”
고(故) 스티브 잡스와 10년 넘게 일하며 애플의 대표적인 광고 카피인 ‘Think Different’ 캠페인을 기획했던 광고 전문가가 애플에 경고장을 날렸다.
미국 종합 광고사인 TWBA의 켄 시갈(Ken Segall)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사람들은 애플 제품에 대해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애플의 광고는 성역(untouchable)이었다”며 “그런데 최근 애플의 성역이 훼손되고 있고 삼성이 효과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삼성은 지난 2011년 11월 이후 애플 유저들을 비웃는 광고 캠페인을 꾸준히 선보였다. 아이폰을 사기 위해 줄 선 인파가 높은 로열티로 인식됐던 때 삼성은 광고를 통해 이를 비꼬아 해묵은 제품 때문에 줄 선 잘 속는 사람들로 변모시켰다.
애플은 더이상 새로운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혁신의 대명사라는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애플 사용자들은 이미 유행 지난 제품에 만족하는 수준으로 전락시켰다.
이에 대해 애플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시갈은 “애플이 여전히 많은 제품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잡스도 아마 기뻐할 것이다”라며 “미국내에서 애플은 여전히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삼성을 앞서는 골목대장(king of the hill)이기 때문에 삼성을 직접 공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애플이 맥(Mac) 컴퓨터를 PC에 대비시켜 마이크로소프트(MS)를 공격하는 광고 캠페인을 벌였던 지난 2006~2009년 애플은 약자(underdog)이었고 이런 광고 공격을 즐겼다. 그러나 주목받는 기업의 위치에 오르면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게 된 것 같다고 시갈은 분석했다.
반면 삼성은 지속적으로 애플과 비교되는 이야기꺼리를 만들어냈고 이제 소비자들은 더이상 어느 회사가 뭘 개발했는지 관심을 두지 않게 됐다. 시갈은 “애플이 하지 않는 일에 대해 사람들은 애플이 더이상 혁신하지 않는다고 인지하고 있다”며 “단지 인식일 뿐이지만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인식은 현실이 된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IT 업계에서도 광고가 애플을 죽이지는 못할 것이고 삼성의 광고 공격에 애플이 어느정도 내상을 입었는지 측정하긴 어려울 것이란 입장이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의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광고가 회자되며 위력을 발휘하고 있고 그만큼 애플의 브랜드 가치는 2년전과 비교해 확연히 낮아졌다는게 정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