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수수료율 안낮추면 가맹계약 해지” 최후통첩…카드사 “개정법 따를뿐” 입장 고수

카드 수수료율을 둘러싸고 이동통신사와 카드사 간의 갈등이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이통사가 카드사에 가맹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당장 내달부터 신규 카드 자동이체 신청을 받지 않고, 차후 기존 고객들에게도 서비스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사태가 가맹계약 해지까지 치달을 경우 ‘통신비 할인’ 혜택을 탑재하고 있는 수많은 신용,ㆍ체크카드들이 무용지물로 전락하게 된다.

27일 통신업계와 카드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최근 신한카드 등 주요 카드사에 ‘수수료율을 낮추지 않으면 가맹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내용의 최후통첩을 보냈다. 계약기간 내 협상을 완료하지 못하면 다음달부터 신규 카드납부 신청을 중단하고, 기존 고객도 일정 기간동안만 카드 자동납부를 허용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현재 일부 카드사들은 이달 말 이통사와 특약 종료를 앞두고 재계약을 협상 중이다. 특히 카드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오는 28일 SKT와 가맹계약 종료를 앞두고 있어 협상에 실패할 경우 고객들의 큰 혼란이 예상된다.

이들 간의 가맹계약이 해지되면 ‘통신비 할인’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가 당장 무용지물이 된다. 통신비 할인은 스마트폰의 보편화로 통신비가 증가하며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은 대표적인 부가서비스로 꼽혔다. 대부분 카드사들의 주요 상품에는 통신비를 카드로 자동결제할 경우 요금을 할인해주는 혜택이 포함돼 있다. 최근 부가서비스가 풍부해지고 있는 체크카드에도 해당 서비스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신한카드의 간판상품인 S-more카드와 하이포인트 나노 카드는 통신비의 최고 5%를 적립해 준다. 하나SK의 클럽SK카드는 월 최대 1만5000원의 요금을 할인해주고 KB국민카드의 와이즈홈 카드, 굿데이 카드는 휴대폰 요금의 10% 청구할인, 혜담카드는 5~10% 청구할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통사와 카드사의 갈등이 해결을 보지 못하면 이같은 ‘통신비 할인’ 서비스는 받을 수 없다. 카드로 통신요금을 납부할 길이 막히니 할인도 자연히 사라질 수 밖에 없어 고객 피해가 예상된다.

당장 카드사들은 신규 카드상품을 설계할 때 ‘통신비 할인’ 혜택을 넣어야 할지 말지를 고민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통사와의 계약이 해결돼야 신규 상품의 통신사 관련 부가서비스 탑재여부를 확정할 수 있다”며 “그때까지는 상품 출시를 미룰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이통사의 최후통첩에 개정된 법을 따를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12월 적용된 신 가맹점 수수료율 체계에 따라 1.8%이상의 수수료율을 적용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이통사들이 주장하는 수수료율은 1.5% 정도다. 이들은 지로용지, 은행자동이체 등 다른 납부 방법도 존재하는 만큼 카드결제를 고수할 필요는 없다며 카드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자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