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서울시에서 탈북자 지원 업무를 담당해 온 탈북 화교출신 공무원이 간첩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26일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상호)는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지령에 따라 자신이 관리하는 탈북자 명단과 한국 정착 상황, 생활환경 등 관련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국가보안법상 특수잠입ㆍ탈출등)로 서울시청 복지정책과 유모(33) 주무관을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유 씨는 중국국적을 가진 화교로, 북한에 거주하면서 중국 국경을 오가며 살던 중 지난 2004년 탈북해 한국에 넘어왔다. 그는 이후 북한 국가안전보위부에 포섭돼 2005년부터 2006년 7월까지 북에 수차례 밀입북, 보위부 당국자들을 접촉하고 탐문 공작원을 만나 탈북자 관련 정보를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씨가 자신이 내사받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달아나려 하자, 국정원은 지난달 11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유 씨를 체포했으며 검찰은 지난달 20일 그를 구속해 조사해왔다.

보위부 소속 간첩들이 위장 탈북했다가 국정원 합동심문센터 심문 과정에서 적발되거나 간첩활동 중 검거된 경우는 있었지만 공무원 신분으로 검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4년 탈북한 유 씨는 화교출신이지만 함경북도 청진의대를 졸업한 뒤 1년간 외과 의사를 한 엘리트였다. 중국 국적을 가지고 있어 국경 왕래가 비교적 자유로웠던 그는 중국을 통해 남한으로 탈북해왔다. 이후 명문 사립대에 진학해 중문학과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고 유창한 영어, 중국어 실력을 바탕으로 무역회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유 씨는 2011년 6월 탈북자 대상 서울시 특별전형에 2년 계약직으로 합격했다. 그는 최근까지 1만여 명의 서울 거주 탈북자 지원 업무를 전담해 왔다. 주 2~3회 탈북자 가정을 방문해 면담하고 탈북자 전화상담을 하는 업무였기 때문에 유 씨는 서울 탈북자들의 생활, 개인정보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었으며 이 자료를 북한에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