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K9을 구매한 고객들이 단단히 뿔났다. 기아차가 작년 5월 2일 K9 신차 출시 8개월만인 지난달 9일에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으면서 대규모로 가격 인하 및 상품성 개선 조치를 단행한 것이 발단이 됐다.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차를 구매한 기존 고객들이 기아차가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며 집단소송 등 단체행동을 추진하고 나선 것이다.
14일 자동차 업계 및 인터넷 동호회 등에 따르면 최근 기아차 K9 고객들이 인터넷 게시판을 중심으로 K9 불매 및 서명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가격 인하 및 상품성 개선으로 향후 중고차 가격 하락 등의 물질적 피해와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일부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노블레스(5890만원)에 옵션(380만원)까지 해서 구입해놨더니, (2013년형에서) 최하등급 프레스티지(5228만원) 기본 깡통 옵션으로 만들어 버렸다”, “6880만원 주고 3.3 GDI 최상위 트립에 옵션 넣어서 샀는데, (2013년형에서는) 같은 차량이 옵션을 포함해도 차량 차액이 거의 1000만원이 남는다. 최대 291만원 인하했다는 것은 허위” 등의 글이 인터넷 동호회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다.
실제 기아차는 이번 연식 변경에서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았던 헤드업 디스플레이, 18인치 휠&타이어, 어댑티브 HID 헤드램프, 앞좌석 냉난방 통풍 시트 등을 기본 적용했다. 3.3 GDI 기준으로 통풍 시트와 HID 헤드램프는 기존에 프레스티지 다음 차급인 노블레스 이상에서,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노블레스 중에서도 스페셜에서나 가능했다. 배기량이 큰 3.8 GDI에서 적용할 수 있었던 전동식 파워 트렁크와 전동식 커튼 역시 2013년형에선 3.3 GDI 이그제큐티브(기존 노블레스) 부터 장착할 수 있다.
이에 고객들은 기아차 고객센터와 한국소비원 등으로도 불만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집단소송에 들어가자는 주장과 양재동 본사 앞에서 집단행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가격이 높다는 지적을 수용해 전격적으로 차값을 낮춘 기아차 역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가격 인하가 이뤄진 1월 판매도 500대에 그쳐 지난해 12월(580대) 보다 못했다. 항의 고객들에게 사과를 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다. 다만 지난달 9일 함께 가격을 낮췄던 K5, 뉴 쏘렌토R만 가격 할인을 일부(1월 2일부터 8일 출고 고객) 소급 적용한 대목은 지적을 받는다. 이에 대해 기아차측은 “K9은 2013년형 모델을 출시하면서 차량 가격을 인하한 경우이고, 쏘렌토R과 K5는 차량의 기본 가격 자체를 인하한 것”이라며 “상황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