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78회> 총칼 없는 전쟁 18

‘어머, 어쩜 저럴 수가….’

검게 선팅된 유리창에 얼굴을 바짝 들이민 채로 1974년 산 치타의 내부를 들여다보던 현성애는 검지와 장지손가락 두 개를 세워서 급히 제 입 속으로 밀어 넣었다. 저절로 터져 나오려는 감탄의 소리를 틀어막기 위해서였다.

너무도 놀랄 만한 광경을 보았을 때, 그래서 비명이 마구 터져 나오려 할 때… 그 광경을 계속 바라보면서도 아울러 비명을 막아내는 방법으로는 역시 손가락을 목구멍 깊숙이 집어넣는 것이 상책이었다.

“저…저… 저 남자 수작부리는 거 좀 봐요.”

현성애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호들갑을 떨자 권도일은 손바닥으로 유리창의 먼지를 싹싹 문질러가며 유심히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후…후…훌륭하고, 타…타…탐스럽군요.”

“아니, 저 남자 수작부리는 걸 보라고 했지 여자 몸매 감상하라고 했어요?”

“하지만… 대… 대단하지 않아요? 그… 그렇지요?”

“여자들 가슴이야 다 저렇지요, 뭐. 별로 크지도 않구먼.”

“아… 아닌 걸요? 대단해요.”

이런 상황을 감상할 때에도 남녀 간의 차이가 생겨나는 것인가? 그건 그렇고, 실내에서는 화끈한 러브신이 연출되는 중이었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진도가 나가지는 않은 상태였다. 이제 겨우 여자 주인공의 윗도리가 벗겨진 정도였는데, 드라이빙 헬멧을 덮어쓰고 있었으므로 그녀의 정체는 확인할 수 없었다.

“저 남자… 유호성 맞지요?”

현성애가 속삭이는 투로 물었고,

“뒤통수만 봐서는 누군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치타를 끌고 나올 수 있는 놈이 유호성밖에 또 있겠어요?”

권도일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그들의 관심은 이미 다른 곳에 있었으므로 건성으로 묻고 건성으로 대답할 뿐이었다. 그들은 차창에 바짝 달라붙어 얼굴을 들이밀고 있었지만 다행히 선팅이 짙었기 때문에 안에서는 미처 밖의 상황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하긴 업무가 바빠서 알아챌 겨를도 없었을 것이다.

앙증맞은 단추들… 여자 주인공의 스커트 앞자락에 줄줄이 달려있는 그 단추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동안에도 남자 주인공의 시선은 여전히 그녀의 젖가슴에 머물러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일품이었다. 그녀의 두 손은 레이싱글러브에 묶여 롤바에 걸려 있었으므로 두 팔은 번쩍 위로 들려져 있었는데….

만세 부르듯 두 팔을 올린 상태여서 여자 주인공의 젖가슴은 한층 도발적인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 몸매관리에 유난히 신경을 썼기 때문일까? 고작해야 주전자 뚜껑, 혹은 밥사발처럼 생겨먹은 젖가슴 따위로 건방을 떠는 보통여자와는 비교할 수도 없었다.

“으흥, 으흥~.”

권도일은 선팅된 유리창을 사이에 두고 그저 묵묵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신음이 새어나올 지경이었다. 하물며 저 안에서 직접 보고, 만지고, 냄새를 맡고, 포도 알을 혀로 굴리는 남자 주인공 녀석은 얼마나 황홀할까!

‘꿀꺽!’

그는 마른 침을 삼키면서 바로 옆에 붙어있는 현성애의 표정을 살폈다. 당장에라도 치타의 문을 열고 유호성을 끌어내어 요절을 낼 줄 알았는데 웬걸… 그녀는 어느새 흥미진진한 구경꾼이 되어버린 모양이었다. 알리바바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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