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향은

양국 관세장벽 없이 ‘직거래’땐 한국기업 수출경쟁력 약화 우려 최종타결까지 5년정도 소요 예상 “그 기간내 이익 최대한 누려야”

지나치게 많은 FTA 협상 추진 원산지증명 혼선 등 수출 불편 이익될만한 것부터 우선 협의를

우리나라가 신(新)교역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기로에 서게 됐다. 세계경제의 거대 두 축인 EU(유럽연합)와 미국이 오는 6월 말 이전에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개시키로 합의함에 따라 국제무역 판도에 변화가 예고되면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국ㆍEU와 FTA를 동시 체결한 나라로 여러 무역 이점을 누려왔지만, 미국과 EU의 FTA 체결 움직임으로 자칫 선점효과를 조기에 잠식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FTA 체결로 양대 축 사이의 관세장벽이 완화될 경우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오래 협상할수록 유리”=EU와 미국은 현재 2년 내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FTA 선점효과를 최대한 오래 누려야 하는 우리나라로선 거꾸로 이들의 협상이 최대한 지연될수록 유리한 위치가 된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14일 “미국과 EU의 FTA가 빠르게 체결돼 발효되면 우리나라 입장에선 선점효과가 줄어드는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양쪽이 현재 농산품이나 자동차 등 민감한 품목들에 대해 의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최종 타결까진 최소한 3년이 걸리고 아마 5년 정도는 소요되지 않을까 본다. 이 기간 내 우리는 선점효과를 최대한 누려야 양측의 협상 타결에 따른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과 EU시장을 선점해 양측이 우리의 시장을 파고들 공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에 연고를 두고 있다는 점은 우리의 발걸음을 더욱 재촉하는 부분이다. FTA 체결로 관세가 완화ㆍ철폐될 경우 이들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게 된다.

이럴 경우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고군분투하면서 수출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생존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혜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통상팀 전문연구원은 “미국과 EU는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 중 하나다. 미ㆍEU FTA 체결 시 더 불리한 조건에서 미국에선 EU 기업들과, 유럽에선 미국 기업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이라며 “최종 타결 시까지 우리나라 제품 자체의 경쟁력이나 인지도를 높이거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FTA 체결 시 둘 사이에 ‘직거래’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양측의 중간에서 맡았던 징검다리 및 중간자 역할을 잃을 수 있다.

▶FTA ‘선택과 집중’ 필요할 때=그동안 미ㆍEU 등 여러나라들과 숨가쁘게 FTA를 체결해 온 우리나라로선 무역질서 재편에 대비, 경제논리와 효율성에 입각한 ‘선택과 집중’ 원칙을 세워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웃하고 있는 중국ㆍ일본과의 FTA나 아시아 여러 나라들과 진행 중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협상 등 직접적인 경제 유익을 산출될 만한 것부터 우선 협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국은 그동안 세계경기 침체 속에서도 FTA를 서둘러 체결해 왔지만, 지나치게 많은 FTA가 원산지 증명 혼선 등의 수출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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