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나뭇잎이며 동물 얼굴이 그려진 한 청년이 원숭이 두개골을 연상케 하는 두상들을 손에 들고 있다. 머리엔 기다란 깃털 장식을 꽂고, 반나체로 야릇한 포즈를 취한 채 화면 밖을 응시하는 남자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도대체 무슨 그림일까?
이 그림을 그린 이는 청초한 미모의 영국 여성 작가 앤제이 스미스(35)다. 런던 골드스미스대를 졸업한 그는 더할 나위 없이 세밀한 터치로 도무지 정체를 알 수 없는 기괴한 그림을 그린다. 고대신화와 분열증적인 상상을 혼합해 지극히 어둡고 초현실적인 인물화를 그리는 그의 그림은 현대인의 내면에 도사린 파괴적 심상을 가차없이 드러내고 있다.
인간의 기저를 뒤흔드는 그림을 모아 ‘The Flowering of Phantoms(혼령의 전성기)’라는 타이틀로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그의 전시는 미술팬 사이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