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리스크와 재팬 리스크라는 ‘샌드위치 리스크’에 직면한 우리 국내 기업의 위기감이 생사의 기로로 연결될 만큼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내수 위주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시진핑 시대의 중국과 무기한 금융 완화를 골자로 한 ‘아베노믹스’를 앞세워 글로벌 환율전쟁을 촉발하고 있는 일본에 대응해야 하기는 하지만 기업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절박한 심경도 엿보인다.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기업에 모든 힘을 실어주려는 중국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는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의 대기업 규제에 무게중심이 쏠리고 있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에 이어 원/엔 환율마저 최근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 수출업체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이로 인해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중국의 견제 앞에 수출기업이 성장동력을 잃어가고 있고, 일본 엔저 정책으로 인해 일본 제품과 경쟁관계에 있는 자동차와 가전업체 등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시가총액이 혼다에 밀린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경제민주화 속도를 조절하고 기업 규제 완화를 통해 ‘새로운 중국, 새로운 일본’을 표방하는 중ㆍ일과 다시 경쟁할 수 있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임상혁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중국이나 일본은 글로벌 금융위기 탈출을 우선순위로 두며 자국 기업들에 규제를 풀어주는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는 경제민주화라는 이름으로 규제를 강화하는 ‘거꾸로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 활성화, 글로벌 시장 진출 등의 적극적 지원과 기업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경쟁력의 근간인 제조업 지원 정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일본 기업들은 아베 신조 정부의 제조업 지원 정책을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 공략 채비에 적극 나서고 있어 한국 제조업 경쟁력을 무서운 속도로 갉아먹고 있다.
이에 최근 기업은 물론 재계단체를 중심으로 ‘샌드위치 리스크’ 극복에 대한 방법론에 몰두하고 있다.
대한상의는 최근 ‘시진핑 시대 중국 경제와 한ㆍ중 산업협력 설명회’를 열고 우리 기업에 대한 새로운 중국 진출 전략을 제시했다. 이 자리에선 중국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은 제조업 중심의 수출용 임가공 위주에서 서비스산업의 동반 진출과 내수 시장 진출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나왔다.
4대그룹 임원은 “한ㆍ중ㆍ일 3국의 지도자가 바뀌거나 바뀔 예정인 상황에서 경제주도력 헤게모니 싸움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며 “중국과 일본은 기업 등을 두드리며 세계 시장에 나가서 ‘승전보’를 올려 달라고 적극 밀어주고 있는데, 우리만 내부 문제에만 매달린다면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경쟁력이 후퇴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김영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