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클럽 성폭행 혐의 기소 1심재판부 실수로 5년만 선고 중곡동 주부살해 사건과 비슷

법원의 잘못된 법 적용으로 성폭력범이 법에 정해진 것보다 가벼운 처벌을 받았음에도, 검사가 항소하지 않아 이를 바로잡을 수 없는 일이 또 일어났다. 서울 중곡동 주부 살해범 서진환이 잘못된 판결로 일찍 출소해 재범 기회를 갖게 된 것과 비슷한 사례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20대 여성을 화장실에 따라 들어가 때려눕힌 뒤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국가대표 권투선수 박모(22) 씨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적어도 10년 이상 위치 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해야 했던 1심이 실수로 5년 동안만 전자발찌를 차도록 한 사실을 발견했으나 이를 바로잡을 수는 없었다.

‘피고인이 항소한 사건과 피고인을 위해 항소한 사건에 대해서는 원심 판결의 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형사소송법 368조(불이익 변경의 금지) 때문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법정형 상한이 무기징역인 성폭력범죄는 전자발찌 부착 기간이 10년 이상~30년 이하가 돼야 하는데 원심은 5년간 부착을 명한 잘못이 있다”며 “하지만 피고인만 항소한 이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불이익하게 부착 기간을 늘리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1심 재판부는 박 씨의 형량을 정하는 데 있어서도 잘못을 저질렀다. 박 씨가 이전 강간 전과로 집행유예 기간 중이어서 형법이 정하는 누범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누범에 해당한다고 보아 누범 가중을 한 것이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러한 잘못을 지적했지만 제반 사정을 참작해 1심과 형량은 같게 선고했다.

1심은 지난해 11월 서울동부지법에서 선고됐고, 담당 재판부의 부장판사는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이다.

법원은 서울 중곡동 주부 살해범 서진환의 과거 범행에 대해서도 법을 잘못 적용해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을 선고해야 함에도 징역 7년만 선고한 적이 있다. 이 역시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 때문에 바로잡아지지 못했다.

이런 실수가 반복되자 일각에서는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피고인만 항소할 경우 검찰도 뒤따라 항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고등법원 판사는 “검찰이 구형량 대비 선고 형량에 따라 항소 여부를 결정하는 내부 지침과 별도로 형사 사건에서 피고인만 항소할 경우 자동 항소하는 것이 이런 상황을 막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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