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황철주(54)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18일 사의를 표명한 것은 회사의 경영 안정화가 우선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황 내정자는 이날 오후 경기도 광주 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에 대해 잘못 이해했다”며 사퇴의 이유를 밝혔다. 황 내정자는 이어 “국민과 대통령,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혼란을 줄이려면 빨리 매듭짓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사의를 표명하게 됐다”고 말했다.

백지신탁제도란 4급 이상의 고위 공직자가 재임 기간 정책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본인ㆍ배우자ㆍ직계존비속 등이 보유한 주식 합계가 3천만원 이상일 경우 매각하거나 처리 전권을 타인에게 위임하는 제도를 말한다. 전날까지 청와대 업무보고를 준비했던 내정자는 18일 오전 행정안전부 업무보고가 시작되면서 관련 내용을 알고 해결방안을 물색했으나 제도상 불가능해 사퇴를 결심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이 연초에 발표한 임원 및 주요 주주 특정증권 소유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황 내정자는 회사의 주식을 25.45%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을 매각할 경우 경영이 불안해질 뿐 아니라 적대적 M&A 등 경영권을 위협하는 외부 압력에 대처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녹록치 않은 회사 경영 사정도 사퇴의 이유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매출액은 768억원으로 전년(3047억원)보다 74.7%나 줄었으며, 막대한 영업손실(812억원)을 기록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황 청장이 새 정부의 경제 개혁에서 핵 역할을 하게 될 중기청장이라는 자리에 대한 부담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대기업의 1차 벤더 역할을 하는 기업이다. 그가 중기청장으로 대기업에 대한 칼을 겨눌 경우 발주기업과의 관계가 껄끄럽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청와대는 후임 인선에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학회 관련 인사들과 전직 중기청 차장 H씨와 S씨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새로운 중기청장이 내정될 때 까지 관련 업무는 김순철 차장이 대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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