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SBS 수목극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조인성과 송혜교의 연기궁합은 환상적이다. 두 사람의 조합이 얼마나 좋은지, 간접광고(조인성-양복, 송혜교-화장품)마저도 자연스럽게 녹여낼 정도다. 드라마에서 웬만한 ‘간접광고’는 능숙하게 이뤄지지 못해 ‘직접광고’가 돼버리지만 이들이 하니 정말 ‘간접광고’ 같이 느껴졌다.
조인성은 위험한 가짜 오빠놀이를 하고 있고, 송혜교는 시한부 인생이라는 점이 앞으로도 더욱 아프고 슬프게 만들 것 같다.
두 사람은 초반 하나의 솜사탕을 함께 먹었고, 송혜교(오영 역)가 오빠를 기억하기 위해 손을 조인성(오수)의 뺨에 갖다 댔다. 지난 6일 방송된 8회에서는 조인성이 스키장 정상에서 송혜교에게 백허그를 한 채 송혜교의 필수품인 풍경소리와 바람소리를 들려준다. 나뭇가지들에 붙어 언 눈이 바람에 서로 마찰을 일으키며 내는 소리였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라는 제목이 연상되는 이 장면은 배경도 배경이지만 무엇보다 예쁜 두 사람의 모습을 극대화시켰다.
‘그 겨울~’은 유난히 클로즈업 장면이 많아 미세한 표정과 감정이 느껴진다. 표정을 미리 약간 앞서 지어 섬세한 연기의 클로즈업 효과를 살리고 있다. 클로즈업 장면은 배우들을 매우 부담스럽게 만드는 법인데, 특히 송혜교의 표정은 수없이 클로즈업 해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
송혜교는 뇌종양에 시각장애를 가진 오영이라는 인물을 잘 표현하고 있다. 7일 방송된 9회에서 송혜교가 조인성에게 “왜 날 못 죽였어. 난 아무 것도 못하는데, 이렇게 쉬운데, 왜 못죽였어”라고 외친 마지막 연기는 오래도록 남아있다.
이미 오수의 위험한 오빠놀이는 적정선을 넘어섰다. 송혜교는 조인성이 준 약이 동물을 안락사시키는 약임을 알고 조인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송혜교를 보고 있으면 두 가지 느낌이 든다. 어떻게 저렇게 예쁠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과 송혜교가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배우였나는 생각이다. 주변 인물들을 믿지 못하고 철저하게 마음을 닫고 사는 재벌 상속녀 오영이라는 인물을 클로즈업에서의 미세한 표정만으로도 세밀하게 그려내고 있다. 그래서 시청자의 감정이입과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조인성과 송혜교, 두 사람은 그림이 워낙 예쁘다. 이들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도 감정이 얹혀 섬세한 시청을 가능하게 한다. 감정이 안 생기면 좋은 그림들만 휙휙 지나가 버려 ‘이발소 그림’이 돼버린다. 둘의 멜로는 위험하지만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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