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염색머리에 당돌한 말투, 통통 튀는 행동까지 천상 말괄량이 소녀다. 그러나 알고 보면 여린 마음을 지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 바로 현재 수목극 정상을 지키고 있는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속 고성빈, 배우 김가은의 이야기다.
지난 2009년 SBS 11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김가은은 ‘스타일’, ‘자이언트’, ‘브레인’, ‘왓츠 업’, ‘내 사랑 나비부인’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실제로 마주한 김가은은 밝고 따뜻한 성품을 지닌, 연기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 강한 여배우였다. 영락없는 날라리 여고생인 고성빈과 달리 자신이 가야 할 길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었다.
김가은은 고성빈을 연기하며 지난 고교시절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가졌다. 10대 시절부터 하고 싶은 게 많았던 김가은은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소녀였다.
“성빈이랑 비슷한 점이 많아요. 성격도 활발해서 학교를 늘 즐겁게 다녔죠. 성빈이처럼 날라리는 아니었어요.(웃음) 나서서 장기자랑 하는 걸 좋아했죠. 친구들이랑 어울리는 걸 좋아하는 밝은 아이였던 것 같아요.”
타고난 ‘무대체질’인 김가은은 학창시절 춤과 노래를 즐겨 불렀다고 했다.
“처음에는 춤추고 노래하는 걸 너무 좋아했어요. 그래서 가수 쪽을 생각했었는데 고등학교 2학년 때 연기로 방향을 바꿨죠. (웃음) 지금에야 든든한 회사가 있지만, 연습생 시절에는 모든 걸 혼자 해야 했기에 많이 힘들었죠. 지하철 안에서 혼자 빵 먹으면서 운 적도 있답니다.”
쉽게 포기하지 않는 성격인 듯했다. 안 되면 될 때까지 부딪힌다. 그래서인지 그의 연기에는 진심이 묻어난다.
“‘너목들’ 시나리오 속 성빈이는 고아고, 외로운 아이였어요. 물론 얄미운 구석도 있지만요. 과연 이 아이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죠. 마냥 외롭고 힘들어 하는 아이보다는 오히려 밝은 성빈이가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극 중 고성빈은 욕설을 서슴지 않는 철부지다. 고성빈만 등장했다 하면 '삐~‘ 소리가 나기 일쑤다.
“감독님도 성빈이 캐릭터 상 욕을 찰지게 하는 것을 바라셨어요.(웃음) 성빈이가 나쁜 애는 아니잖아요. 학교 폭력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상황에 성빈이의 대사를 보고 고민을 많이 하긴 했죠. 시청자 분들이 진심을 알아주길 바랐어요. 그래서 더 디테일하게 연구했던 것 같아요.”
그의 상대역은 이종석이다. 작품과 마찬가지로 실제로도 동갑내기인 두 사람의 호흡은 어땠을까.
“종석이는 정말 털털한 성격이에요. 장난기도 굉장히 많아서 금방 친구가 됐죠. 첫 촬영이 종석이와 둘이 하는 장면이었어요. 장난을 너무 쳐서 긴장이 금세 풀리더라고요.(웃음)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너무 좋았어요.”
그는 이보영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까칠하실 것 같아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먼저 말도 잘 걸어주시고, 감정 연기에 있어서도 조언을 많이 해 주셨다. 정말 좋은 선배님이였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너목들’은 수목극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전작 ‘내 연애의 모든 것’의 부진을 딛고 승승장구 중이다. 방송 6회 만에 자체최고 시청률 17.8%를 기록하기도 했다. 판타지 로맨스와 법정 스릴러의 조화, 배우들의 열연, 탄탄한 스토리가 기반이 됐기 때문이다.
‘배우’ 김가은에게도 이번 작품은 남다르다.
“‘너목들’은 제 배우 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됐어요. 이렇게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주신 감독님께 감사 드릴 뿐이죠. 매회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구성해 주시는 작가님의 대본도 늘 기다려지고요.”
비록 조연으로 촬영에 임하고 있지만 매회 통통 튀는 연기력으로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분량에 상관없이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김가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당찬 배우다.
“저는 외동딸로 자랐지만 온실 속의 화초는 아니에요. 부모님은 제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해 반대를 하지 않으셨어요. 엄마가 쿨하신 편이에요.(웃음) 부모님의 자유로운 교육 방식이 제 배우 인생에서도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아요.”
목표는 바로 기억에 남는 배우가 되는 것이다.
“아직 절 생소하게 보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평범한 역할보다는 다양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네요. 드라마, 영화, 뮤지컬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 사진 임한별 기자 hanbuil@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