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퀄컴, 엔비디아, 인텔 등 IT업계 칩 분야에서 앞다퉈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이 모바일 상품 시장까지 지배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막강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핵심 부품 기업으로 자리잡은 이들은 이제 플랫폼, 콘텐츠, 기기 등 각 모바일 분야를 장악하려는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수면 아래 있던 이들의 모바일 확장 전략 모든 접점에 삼성전자가 경쟁자로 위치해 주목된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부품 협력 관계에 있던 이들이 일제히 삼성전자를 겨냥한 것으로 앞으로 新 경쟁 관계 속에서 IT 잠룡들의 각축전이 전개될 전망이다.

▶퀄컴 올조인으로 삼성 올쉐어 삼킬까= 롭 챈덕 퀄컴 인터넷 서비스 사장은 최근 막을 내린 컴퓨텍스2013 스마트 리빙 산업 포럼에서 “스마트한 주거 환경을 위해서는 기기 간 연결이 필요한데, 홈 네트워킹 환경에서 기기들이 동일한 언어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퀄컴은 올조인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올조인은 퀄컴이 2009년 발표한 것으로 구글 안드로이드처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여서 영화, 음악, 게임 등을 제품 브랜드나 운영체제 구분 없이 주고 받을 수 있다.

올조인의 주요 기능에는 ▷어떤 제품으로든지 음악을 띄울 수 있는 오디오 스트리밍 ▷세탁기가 진행 상황을 스마트TV에 알려주듯 기기 간 정보를 공유하는 알림(Notification) ▷오븐 조작 버튼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재현되는 방식의 제품 컨트롤 등이 있다. 퀄컴은 이르면 내달 오디오 스트리밍 소프트웨어를 출시한 뒤 9월 전후로 나머지 기능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올조인이 본격화되면 삼성전자 올쉐어가 영향권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올쉐어 또한 삼성전자 가전, 모바일 기기끼리 서로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삼성만의 강력한 ‘N-스크린’ 전략인데, 개방 형태의 소프트웨어 올조인이 풀리면 다른 기업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올쉐어가 갖는 차별성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챈덕 사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삼성 올쉐어는 자사 제품끼리만 가능한 기능이지만 올조인은 모든 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올조인이 더 활성화(robust)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첫 완제품 꺼내든 엔비디아 삼성과 한판 승부 예고= 그래픽 카드 칩셋 최강자인 엔비디아는 이달 말 안드로이드 기반의 게임 플레이어 쉴드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엔비디아의 첫 완제품으로 5인치 터치 스크린에 조작 버튼이 탑재돼 구글 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13일 폐막한 게임쇼 E3를 통해 쉴드 용 게임을 추가 공개했다. 컴퓨텍스에 참석한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는 “쉴드는 우선 미국 시장 중심으로 판매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갤럭시 S4 출시를 기점으로 북미 게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삼성전자는 ‘복병’을 맞게 됐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게임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엔비디아 사이 새로운 모바일 경쟁 관계가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 또한 게임 아케이드 컨트롤러를 출시해 갤럭시S4를 게임 콘텐츠 허브로 키울 계획이다. 이미 EA(Electronic Arts) 등 세계적인 개발사들이 갤럭시 S4에 최적화된 게임 제작에 참여키로 한 상태여서 애플과 차별화된 삼성전자만의 게임 콘텐츠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두앵 코먼 게임로프트 미주 퍼블리싱 부사장은 “삼성이 게임을 플래그십 제품을 위한 차별화 키포인트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체질 변화 선언 인텔, 삼성 태블릿 제패 변수= 전체 매출에서 태블릿 분야 비중이 1%에 불과한 인텔은 올해 모바일 중심으로 대변화를 노리고 있다. 그 중 LTE모뎀을 결합한 쿼드코어 CPU 아톰칩이 핵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인텔은 올 3분기를 기점으로 아톰칩 탑재 태블릿으로 모바일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인텔의 이 같은 전략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중화권 PC업체가 꼽힌다. 모바일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인텔과 PC의 부진을 태블릿으로 떨치려는 중화권 기업들의 니즈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대만의 에이수수가 인텔의 가장 강력한 파트너로 지목되고 있다. IDC 조사 결과 에이수스는 1년새 태블릿 판매량이 270% 가까이 상승하며 올 1분기 애플과 삼성에 이어 점유율 3위(5.5%)를 기록했다. 인텔 역시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를 주요 전략 공개 장소로 활용하며 현지 업체들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태블릿 시장 석권을 목표로 삼은 삼성은 애플을 잡는 것과 함께 인텔 칩을 등에 업고 삼성을 추격하려는 중화권 업체를 방어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사진1>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첫 완제품 게임 플레이어 쉴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2>톰 킬로이 인텔 수석부사장이 컴퓨텍스 기조연설에서 모바일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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