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ㆍ에티오피아ㆍ캄보디아ㆍ인도네시아 등서

저렴한 인건비ㆍ택지비 앞세우며 한국기업에 ‘러브콜’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남북 장관급 회담을 앞두고 개성공단 정상화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개성공단 입주기업들 중 개성에 등을 돌리고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곳이 늘고 있다. 남북 당국이 이번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한 확고한 보장을 세우기 전에는 개성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것이 이들 기업의 입장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이하 협회)의 한재권 회장은 9일 “사태가 두 달을 넘어서니까 다들 기다리는 데 지쳐 외국에 공장을 알아보고 있다”며 “요즘 협회에서 회의를 하면 외국에 나간 대표들이 많아 참석률이 저조하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봉제ㆍ의류업은 인건비 때문에 인도네시아ㆍ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를 주로 알아보고 있는데 공단이 정상화돼도 이들 기업이 돌아갈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유창근 협회 대변인도 “주변에 방글라데시ㆍ미얀마 등 여러 곳에 나가서 대체 부지를 찾는 기업인들이 많다”며 “개성공단이 유일한 공장인 기업인들이 가장 다급하게 알아보고 있다. 이미 계약을 체결한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실제로 파키스탄ㆍ에티오피아 등의 국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한국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각종 인센티브와 함께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파키스탄 부동산 개발업체인 듄(Dune)은 최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을 파키스탄 항구도시 카라치에 유치하고 싶다는 내용의 사업 제안서를 보냈다.

듄은 카라치에 조성하는 약 82만㎡(25만평)의 산업단지에 입주기업들의 공장을 이전시키고, 도심에 짓는 고급 주상복합건물 1∼3층 상가에 한국 제품 전용 판매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듄은 사업 제안서에서 “파키스탄에서는 정치적 문제에 신경 쓰지 않고 사업 확장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카라치의 저렴한 인건비와 수출에 편리한 항구시설 등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입주기업들은 ‘공단이 혜택보다 위험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파키스탄의 제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류업체는 이미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현지 실사를 마쳤고, 이달 중순에는 방한하는 에티오피아 경제장관들을 만나 투자조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이 업체 대표는 “여러 국가에서 낮은 인건비와 택지비를 앞세워 입주기업들을 유치하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만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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