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룡점정(畵龍點睛)’. 건설업자 윤모(52) 씨의 성접대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소환조사 여부를 곧잘 화룡점정에 빗대곤 했다.
김 전 차관은 이번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윤 씨로부터 성접대를 받고 윤 씨를 둘러싼 고소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전 차관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계획”이라며 “특수강간 혐의 외에 뇌물수수 등 다른 혐의는 명확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수사 초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했지만, 다른 혐의를 입증할 부분들이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경찰청 수사팀은 지난달 29일 김 전 차관이 입원 중인 병원을 방문해 조사를 벌였다. 김 전 차관은 맹장수술, 신경과 치료를 이유로 한 달이 넘도록 출석요구에 불응해왔다.
김 전 차관에 대한 방문조사, 그리고 수뢰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데 대해 여기저기서 “김 샜다”란 표현이 나오고 있다.
사실 그동안 검찰이 경찰의 소환조사에 응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 10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를 받던 김광준 전 검사 역시 경찰의 출석요구에 끝내 응하지 않았고, 특임검사팀이 사건을 가로채기해 ‘수사권 조정’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쉽게도 검찰이 김 전 차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사실상 기각한 상태서 경찰에게 남은 ‘비장의 카드’는 없었다. 경찰에게 방문조사는 자존심 상하지만, ‘절반의 성공’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검찰 앞에만 서면 자꾸만 작아지만 경찰의 모습을 국민은 또 확인하게 됐다. ‘법앞의 평등‘이 아득한 이야기란 사실도 거듭 확인한 셈이다.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를 마친 경찰은 본격적인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성접대 의혹 사건 수사도 마무리 단계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김 전 차관에 대한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경찰은 끝내 화룡점정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의욕적으로 용의 몸통을 그렸으나 끝내 ‘뱀 눈깔’을 그려넣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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