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연예병사 군복무 실태를 다룬 ‘현장21’의 후폭풍이 거세다. 연예병사 부실복무를 지켜본 시청자들의 공분이 1차 후폭풍이었다면 국방부의 연예병사 제도 폐지 검토는 그 두 번째였다. ‘현장21’의 2편이 전파를 타기 직전엔 취재를 담당했던 김정윤 SBS 기자의 인사를 둘러싸고 외압설까지 불거졌다. 프로그램의 존폐 위기를 놓고서다. 하지만 ‘현장21’은 다시 “왕처럼 군림하는” 연예병사의 근무실태를 폭로하며, 제도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방송을 마쳤다.
지난 3일 방송된 SBS ‘현장21’은 ‘연예병사의 화려한 외출, 불편한 진실’ 2편을 통해 군인이 아닌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연예병사들의 이야기를 폭로했다.
이날 방송에 등장한 국방홍보원의 한 관계자는 연예병사에게 법인카드가 제기됐다고 주장했다. “연예병사 두 명이 택시 결제를 했는데 영수증을 지참하지 않자, ”(영수증이 없으면) 감사에 걸리니 빨리 영수증을 가져오라“고 말했다”며 “영수증을 가져오라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반인이 아닌 군에 소속된 병사들이 조퇴하듯 외박을 수시로 나갔고, 위문공연 후에는 당연하다는 듯 인근 지역의 식당에서 새벽까지 술자리를 가졌다. 복장위반도 비일비재했다. 일반병사와는 달리 사제 티셔츠에 반바지, 사제 밀리터리 가방을 착장한 채 군대 안 연예인 행세를 한껏 하고 있었다.
국방홍보원에선 이들에게 체력단련실까지 제공한다. 연예병사들이 아니라면 결코 그 문턱을 넘을 수 없는 이 공간에는 “플레이스테이션부터, TV, 과자는 물론 마음대로 입고 나갈 수 있는 사복들이 갖춰져 있다”는 것이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방홍보원에서 이들을 지켜본 전 관계자는 ‘현장21’을 통해 연예병사들의 부실복무 실태를 고발하며 “(연예병사는) 홍보원에서 제재할 수 없는 왕”이라고 말했다.
연예병사를 둘러싼 파문은 비단 최근의 논란은 아니다. 1981년 창설돼 2000년 명칭이 바뀐 이후,연예병사의 복무논란은 암초처럼 자라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부실복무로 징계를 받은 연예병사는 불과 4건에 불과했다. ‘현장21’을 통해 징계자 명단으로 공개된 연예병사는 가수 비(정지훈)를 비롯해 정재일, 이진욱, 김재원이 그들이다. 이들 모두 각각 지시불이행, 보안위규, 영외이탈 등의 이유로 징계를 받았다. 처벌수위는 약하다. 휴가제한과 근신처리 정도였다.
국방부 감사 관계자는 총체적 난관에 부딪힌 연예병사 관리소홀에 대해 “국방홍보원은 공무원 162명, 계약직 직원 18명으로 구성돼있는데, 사실상 연예병사들의 군 복무를 관리하는 사람은 사실상 민간인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심지어 연예병사의 기강 해지 문제가 거론된다 해도 해당 병사에게만 징계가 있을 뿐, 책임자는 문책을 받지 않았다. 문책이 있다 해도 부서 이동 내지는 부서의 명패만 바뀔 뿐이니, 이는 예견된 논란이라는 것이다.
국방홍보원을 둘러싼 구조적인 문제점도 제기됐다. 현장21에 따르면 연예병사들은 지난 2009년부터 1년에 약 50회 안팎의 위문 공연에 참여했다. 군 행사가 아닌 일반 민간행사에도 막무가내로 동원됐다. 지방자치단체 행사, 정부 행사, 해외행사 등 실적향상에 도움이 되는 곳에 연예병사가 차출됐던 것이다. 이에 한 제보자는 “과도하게 굴리니까 그만큼 당근을 주는 것”이라며 그 배경을 설명했다.
도마 위에 오른 연예병사 부실복무 논란은 현재 제도 재검토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국방부는 방송 이후, 연예병사 전원에 대한 감사는 물론 연예병사 제도 폐지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지난 2일국방운영개선 소위원회를 통해 연예병사들에 대한 국방부의 관리 감독이 총체적 부실 상태를 지적했다. 파문 속에 오는 5일에는 국방부 특별감사 결과가 나오는 상황. 이에 국회 국방위는 연예 병사제도 폐지를 포함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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