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이 선점한 아프리카 대륙에 미국이 뒤늦게 뛰어들면서 앞으로 새로운 미ㆍ중 전쟁이 아프리카 땅에서 벌어질 전망이다. 중국은 ‘아프리카에 대한 미국의 러브콜이 한계가 있다’고 분석하면서 향후 미국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3일 런민르바오(人民日報) 계열지인 궈지진룽바오(國際金融報)는 “113억달러의 투자로는 아프리카의 마음을 사기는 힘들다”면서 한계를 지적했다.

이 신문은 “오바마 행정부가 70억달러에 달하는 아프리카 전력개발 지원계획, 42억달러에 달하는 에이즈방지 긴급구조안, 세네갈에 대한 1억4400만달러의 식량안전지원 등 통 큰 선물보따리를 풀었다”면서 “미국이 이를 지렛대로 해 아프리카에 대한 주도권을 확대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신문은 “아프리카의 영향력 있는 언론매체들은 2기를 맞은 오바마 행정부가 정말로 아프리카에 실질적 도움과 혜택을 가져다 줄지를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대(對)아프리카 관계는 변덕이 심하다”면서 “미국이 아프리카인들의 신뢰를 얻으려면 ‘진정’으로, 그리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온라인매체 중궈왕(中國網)은 남아프리카의 일간지 프리토리아뉴스를 인용,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해 협력관계 강화를 도모한 이유는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급속히 팽창하는 데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전했다.

신화통신은 “어떤 사람들(중국인)이 아프리카에 와서 일방적이며 자원수탈적인 교역을 하고 있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에 비해 중국은 그동안 아프리카에 깊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이제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중ㆍ아프리카 간 교역 규모는 지난 1999년 65억달러에서 2012년에는 약 2000억달러 수준으로 30배 이상 늘어났다. 아프리카에 진출한 중국 기업 수는 2000개가 넘고, 아프리카 현지에 체류 중인 인력도 80여만명에 달한다.

또한 중국은 매년 새해가 되면 중국의 외교부장은 아프리카 출장으로 일정을 시작할 정도로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주석에 취임하자마자 러시아에 이어 탄자니아-남아공-콩고를 순방하기도 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은 아프리카를 일곱 번이나 방문했다.

때문에 이번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놓고 ‘너무 늦었고 소극적’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세네갈과 남아공에 이어 아프리카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지난 1일(현지시간) 탄자니아를 방문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탄자니아 최대 도시 다르에스살람의 국빈관에서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아프리카 관계를 천명했다. 그는 “대아프리카 관계를 ‘원조’에서 ‘동반자’ 관계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중국 견제가 제대로 될지는 의문이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바마의 아프리카 방문에 대해 “순방 규모가 너무 작고 지연됐다”고 비판했다.

3일 CNN머니는 ‘미국이 이해할 수 없는 아프리카-중국 관계’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2015년이 되면 중국과 아프리카의 무역규모는 3850억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미국이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묶여 있는 사이 중국은 가장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아프리카에 큰 판을 차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아프리카에서 ‘많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만큼 중국과 아프리카는 미국이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한 관계가 돼버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