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가 중국 정가에서 정적 제거를 위한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930년대 중일전쟁 때는 ‘매국노’가, 문화대혁명(1966~76년) 시절에는 ‘반혁명분자’가 정적 제거의 수단으로 악용됐다면, 중국에서 집단지도체제가 자리를 잡은 지난 20여년 동안 반부패가 권력투쟁에서 새로운 수법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시진핑 정권이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패와의 전쟁의 이면에 정적을 제거하려는 숨은 속셈이 있는지 두고볼 일이다.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집권 이후 부패 혐의로 낙마한 정치인을 살펴보면 우선 천시퉁(陳希同) 전 베이징(北京)시 서기가 있다. 천 전 서기는 상하이방(上海幇)의 좌장인 장쩌민의 최대 정적으로 손꼽혔다. 장쩌민에 맞서다 1995년 부패 혐의로 해임됐다. 당시 장쩌민은 베이징 간부 40여명을 함께 축출해 ‘베이징방’의 뿌리를 뽑았다. 상하이방의 선두주자였던 천량위(陳良宇) 전 상하이시 서기도 후진타오(胡錦濤) 체제를 인정하지 않고 대립하다 2006년 사회보장기금 비리에 연루돼 해임됐다. 그는 장쩌민의 권세를 믿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앞에서 책상을 내리치며 큰소리를 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진핑 정권 들어 역시 부패 혐의로 낙마한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도 권력투쟁의 산물로 여겨지고 있다. 보시라이는 한때 시진핑 총서기와 당 총서기 경쟁을 벌이던 정가의 황태자였다. 보시라이가 좌파세력을 응집하면서 시진핑 정권이 출발부터 부담을 안고 있었으며, 보시라이를 반부패의 상징으로 처벌함으로써 권력기반을 확대하려는 전략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희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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