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법원 ‘티베트 대량학살’ 혐의 체포명령서
후진타오 이어 5명 추가 기소 재판 사실상 불가능 실효성 없어
위구르족도 ‘파출소테러’분노 확산 中당국 댓글통제 등 강경대처 예상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최근 신장(新疆) 위구르자치구에서 발생한 파출소 습격사건으로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데 이어 스페인 법원이 티베트에서 ‘대량학살(제노사이드)’을 저지른 혐의로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 등 5명의 중국 고위공무원에 대한 체포명령서를 발부하면서 중국 내 소수민족 문제가 국제적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산당 내에서 소수민족 정책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향후 소수민족에 대한 탄압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페인 법원, 장쩌민 체포명령=AP통신에 따르면 스페인 법원은 지난 19일 장 전 주석과 4명의 중국 고위 공무원이 티베트에서 대량학살을 저지른 혐의에 대해 심문해야 한다는 스페인의 티베트 인권단체 주장을 받아들여 이같이 결정했다.
체포 명령서가 발부된 5명에는 리펑(李鵬) 전 총리, 차오스(喬石)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전 티베트 공산당 간부, 전 가족계획부장도 포함되어 있다. 지난 2008년 티베트 문제 조사를 처음으로 촉구한 알란 칸토스 스페인 티베트 지원위원회 위원장은 법원 결정에 ‘대단한 조치’라면서 만족을 드러냈지만 재판 가능성에 대해서는 낙관하지 않았다.
스페인이 중국에 있는 장 전 주석을 체포해 스페인 법원에 세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효성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스페인 법원은 지난달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에게도 티베트에서 대량학살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그에 대한 체포영장은 발부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후 전 주석이 조사대상에 포함되자 “티베트 문제는 중국 내정이며 티베트 인권단체의 주장은 완전한 날조”라고 반박했다.
스페인 사법체계는 집단학살 용의자들을 자국 외부에서 재판에 회부할 수 있게 하는 ‘보편적 재판관할권’ 원칙을 채택하고 있다. 스페인은 보편적 재판관할권을 내세워 앞서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알 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에게도 체포명령서를 발부한 바 있다.
이 같은 스페인의 조사 진행에 일부 국가, 특히 중국과 이스라엘은 “스페인이 세계 경찰처럼 행동하고 있다”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테러 문제에 직면한 中, 강경대처할 듯=지난 16일 신장 서북쪽 카스(喀什)지구에서 발생한 파출소 습격 테러사건에 대해 망명 위구르단체인 ‘세계 위구르회의’는 항의를 위해 파출소를 찾아간 위구르족 청년들을 중국 경찰이 특수경찰봉으로 구타하면서 발생한 우발적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9명을 현장에서 사살했는데 이들은 17~23세의 어린 위구르인 청년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위구르족을 지원하는 베이징의 한 인권변호사는 “당국의 발표만으로는 이번 사건의 전모를 알 수 없다”면서 “그러나 9명 전원을 모두 사살할 필요가 정말 있었는지는 의문이다”고 말했다.
홍콩 밍바오(明報)는 “당국의 반민족 정책에 대한 위구르인들의 분노가 커지면서 테러 가담자들의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젊은 위구르인들의 소규모 테러가 더욱 빈번해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파출소 습격사건에 대해 짧게 보도하면서 구체적인 경위를 설명하지 않고있다. 중국 당국은 관련 인터넷 댓글도 삭제하는 등 보도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신장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한 것은 시진핑 정권에겐 큰 충격이다”면서 “국가안전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소수민족 문제에 대한 중국 당국의 강경 대처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