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상범 기자]노숙자 명의를 이용해 아파트 전세자금을 대출받아 가로챈 부동산 대출 사기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전세 세입자가 거주하는 아파트를 매입한 뒤 가짜 세입자를 내세워 계약서를 위조하고 전세자금 등을 대출받아 달아난 혐의(사기 등)로 A(66ㆍ여)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일당 1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대출광고 전단지를 뿌린 뒤 이를 보고 찾아온 노숙자와 신용불량자 11명에게 “명의를 빌려주면 아파트를 매입해 되팔아 시세차익을 나눠주겠다”고 유인해 범행에 끌어들였다.
이들로부터 받은 명의를 이용해 A 씨등은 작년 8월부터 1년여간 세입자가 입주해 있는 아파트 10채를 구입하고 가짜 전ㆍ월세 임대차계약서를 이용해 금융기관과 사채업자로부터 전세자금대출금과 부동산 담보대출금 총 12억여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 씨 등은 아파트 시세와 전세보증금 차액이 크지 않은 경기권의 아파트를 구입한 뒤 ‘집주인’과 ‘세입자’ 등으로 역할을 나눠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전세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어 ‘가짜 세입자’의 재직증명서와 전입세대열람내역 등을 위조해 금융기관에서 전세자금을 대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또 아파트 매입 전부터 거주하고 있던 실제 전세세입자와 월세계약을 맺은 것처럼 계약서를 위조, 추가로 담보대출을 받는 등 2단계에 걸쳐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A 씨 등은 이 같은 수법으로 실제 아파트 구입 금액보다 많은 돈을 대출받은 뒤달아났고, 금융기관 등이 피해를 떠안았다.
실제 거주하던 전세세입자 중 일부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집이 경매에 넘어가거나 근저당권이 설정되는 바람에 직ㆍ간접적인 피해를 봤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기관에서 현장 실사 없이 서류심사만으로 대출을 실행해 피해가 컸다”며 “대출심사를 더욱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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