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시장이 또다시 ‘환 리스크’에 발목을 잡힐 지 관심이 모아진다. 원/달러 환율이 1055원선까지 떨어지며 연저점에 바짝 다가섰다. 원화 강세는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과 이에 따른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국내 증시에 들어온 글로벌 자금으로 하여금 차익 실현의 방아쇠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특히 원화가 달러 뿐 아니라 엔화에 비해서도 강세를 띄는 데다 내년에도 원화 가치 상승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국내 수출 대기업의 경우 이미 환율에 대한 내성이 강해져 환율의 일정 범위내에서는 실적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55원대에 거래되면서 하향폭을 넓히고 있다. 이로써 지난달 24일 기록한 연저점 1054.7원(종가 기준) 터치가 얼마 남지 않았다. 원/엔 환율도 연 저점을 새로 쓰며 이날 오전 100엔 당 1056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5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향후 전망도 원화 강세에 방점을 찍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석달간 2014년 원/달러 환율 추정치는 내리 하향됐다. 특히 10월에는 내년 원/달러 환율 저점으로 1030원대가 제시되기도 했다. 불과 석 달 전인 8월 제시됐던 내년도 달러 대비 원화 저점이 1045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원화 가치 상승에 대한 확신이 빠르게 번진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원/달러 환율 고점 역시 지난달 1093원으로 제시되면서 1100원대가 깨졌다.

주목할 점은 원/달러 환율의 하향 조정에도 IT와 자동차 등 주요 수출 기업의 내년 이익 전망치는 긍정적이라는 점이다.

각 증권사들이 추정하는 삼성전자의 2014년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1조8300억원으로 올해 추정치보다 7.45% 높다. 현대차와 기아차 역시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7~8%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현대차는 사상 처음으로 내년 순이익 10조원이 예상된다.

주요 수출주가 엔화 약세에도 긍정적인 실적 전망이 이어지는 것은 국내 기업의 환 민감도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국내 주도주의 경우 해외 생산 비중이 상당해 통화가치 변화의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3분기에 원/달러 환율이 꾸준히 하향되는 상황에서도 IT와 자동차 업종의 주요 기업 실적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환율에 대한 내성이 강하다”면서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물량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까지 낮아졌기 때문에 실제 원/달러 변동에 노출된 물량은 일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생산은 대부분 현지통화로 결재되고 판매도 현지통화로 되는만큼 환율 변동에 영향이 없다.

글로벌 시장점유율에 있어 엔화 약세가 일본 기업의 점유율 확대를 이끌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같은 업종이라도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일본과 대만 IT 기업을 탐방한 결과, 엔화 약세가 시장 점유율 확대에 도움이 되진 않겠지만 단기적 체질 개선을 이끌어 낸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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