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김태리, 연기톤을 잡는 방식…1회 과장연기의 의미는?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배우 김태리는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에서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맡았다.

지난 12일 첫방송된 ‘정년이’ 1회에서는 시장에서 생선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는 정년이가 손님을 불러 모으기 위해 소리를 하게 되고, 이를 우연히 목격한 당시 최고의 국극 스타 옥경(정은채 분)에 의해 국극이라는 장르를 처음 접하게 되는 일들이 그려졌다.

정년의 엄마(문소리)는 딸이 소리하는 걸 완강히 반대하지만 정년은 옥경에게 국극을 배우며 이미 국극단에 입성했다.

여기서 김태리는 다채로운 표현력을 바탕으로 완벽한 정년이를 완성시키며 원작 웹툰의 캐릭터가 살아난 듯한 열연을 펼쳤다. 그녀는 마치 흙감자와 같은 비주얼을 자랑하며 정년이 특유의 풋풋한 매력을 구현해냈을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있는 시장에서 소리를 하는 당찬 모습까지 실감 나게 그려내며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1회에서는 김태리가 과장연기를 펼쳤다. 어느 정도 의도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버연기'가 눈에 띄었다. 새로운 ‘만찢녀’의 탄생을 염두에 둔 전략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2회에서는 톤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했다.

국극을 처음 접하고 분위기에 압도당한 정년이의 반짝거리는 눈빛은 어느 정도 과장연기를 필요로 하게 했을 것 같다. 자신의 꿈을 응원해주는 언니(오경화 분)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이 공존하는 감정을 풍부한 표정 연기로 표현해 내며 깊은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정년이’ 김태리, 연기톤을 잡는 방식…1회 과장연기의 의미는?

13일 방송된 2회에서는 매란국극단 오디션에 지원한 정년이가 정식 연구생이 아닌 보결 연구생(결원이 생겼을 때에 그 빈 자리를 채움)으로 합격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국극단에 합격한 기쁨도 잠시, 당장 열흘 만에 연구생 공연인 춘향전에서 방자를 소화해 내야 하는 숙제를 얻게 된 그녀는 특유의 당찬 매력으로 위기에 맞섰다.

목표를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어디에나 장벽은 있듯이, 매란국극단 내에서도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정년을 냉정하게 괴롭히는 실력자인 허영서 연구생(신예은)이 있다.

극의 서사를 이끌어나가는 김태리가 톤을 어떻게 잡느냐는 문제는 섬세한 감정 연기를 보여주는 데에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는 듯하다.

한편,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중 김태리는 소리 하나만큼은 타고난 목포 소녀 윤정년으로 분해 당찬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