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수업 중 떠든 학생을 다른 학생들이 때리게 하는 등 학대한 초등학교 담임교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최형철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60) 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재범예방 강의도 40시간 받을 것을 명령했다.
충남 한 초등학교 교사인 A 씨는 2020년 1월 7일 자신이 담임을 맡은 4학년 교실에서 수업시간에 떠든 B군을 교실 바닥에 엎드리게 한 뒤 급우 15명에게 B군의 등을 때리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친구들이 의자에 뿌린 물을 닦기 위해 자신의 수건을 가져간 C군에게 욕설을 하며 실로폰 채로 머리를 때리고, D군이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 접속 비밀번호를 틀렸다는 이유로 뒤통수를 때리는 등 학생들을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적용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학대로 인해 피해 아동들이 입은 신체적·정서적 피해가 작지 않음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신고에 불만이 있는 듯한 언행을 했다"며 "다만 어느 정도 훈육 목적도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 씨는 아동학대 혐의 외에 음주운전 혐의로도 기소됐다. 그는 2020년 9월 4일 혈중알코올농도 0.03% 상태로 차를 운전하다 사고를 내 4명을 다치게 한 혐의가 있다. 1심에서는 '입을 헹구지 않은 상태에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했다'는 A씨 주장이 받아들여져 무죄가 선고되고, 아동학대 형량만으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바 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반복적으로 도구를 사용한 데다 학생들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도록 강요해 전체 아동들에게 정서적인 학대까지 했다"면서도 "피고인이 행사한 물리력의 정도가 중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음주운전까지 유죄가 선고되면서 형량이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