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빌라 밀집 지역(기사 내용과 무관).
인천의 한 빌라 밀집 지역(기사 내용과 무관).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빌라와 오피스텔 1139채를 사들인 뒤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사망한 '빌라왕' 김씨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2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에 따르면 갭투자를 통해 인천 미추홀구 등지에 빌라와 오피스텔 수십 채를 보유하던 송모(27)씨가 지난 12일 숨졌다. 이에 따라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송씨는 등록임대사업자였지만 임대사업자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임대보증금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고, 그가 보유한 주택 중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에 가입된 주택은 50여채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40여채는 임대 기간이 끝나지 않아 HUG로부터 보증금을 반환받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HUG의 대위변제(보증기관에서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먼저 돌려준 뒤 임대인에게 회수하는 것)를 위해선 임차인이 집주인에게 임대차 계약 해지 통보를 해야 하는데, 집주인이 사망한 탓에 이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다.

송씨 명의 주택 중 HUG 전세보험에 가입된 주택만 해도 임차인들이 돌려받아야 할 보증금 규모는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피해자들은 주택 경매를 거쳐 보증금을 회수해야 한다.

한 피해자는 "전세 계약은 전 집주인과 했고 이후 집주인이 송씨로 바뀐 것을 알게 됐다"며 "대부분 피해자는 같은 방식으로 전세 계약을 맺어 송씨를 직접 보지 못했다. 배후 세력과 함께 계획적으로 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다른 피해자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송씨가 집을 내놓을 수도 있다며 내부 사진을 부탁해 보냈으나 이후 답이 없었고 이달 피해 사실을 알게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