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소진·초격차 확보에 초점

가전·스마트폰 등 재고해소 비상

15일 DX부문부터 중장기 대책

비상경영 기조 예년보다 고강도로

프리미엄 제품·비용절감이 핵심

반도체 등 미래 사업 투자는 지속

복합적인 글로벌 위기에 전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란 삼중고로 난항이 예상되면서 각 수장들은 머리를 맞대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도 오는 15일부터 글로벌전략회의를 열고 위기 상황 대처에 나선다. 통상 매년 두차례 열리는 주기적인 회의 자리이지만, 역대급 글로벌 위기가 닥치면서 이번 회의는 훨씬 고강도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 산업계 ‘비상’...삼성, 글로벌전략회의서 대책 마련=삼성전자는 오는 15일 DX부문을 시작으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나선다.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이 각각 회의를 주관한다. 비상경영 기조 아래 비용 절감을 위해 비대면 회의로 개최된다.

전략회의에선 전례없는 글로벌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해법이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TV, 가전, 스마트폰 등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를,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은 최악의 ‘반도체 한파’를 겪고 있다.

공통적으로 재고 건전성 확보가 필수다. 역대 최대치로 쌓인 재고를 빠르게 소진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현재 DS·DX부문 모두 공장 가동률을 낮춰 소비 침체에 대응하고 있지만, 재고 소진을 위한 가동률 하락이 악순환이 되지 않도록 장기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DX부문은 북미와 유럽 등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 강화 전략, 비용 절감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DS부문은 내년 글로벌 반도체 시황을 전망하고, 첨단 공정 수율 확보를 통한 파운드리 육성 전략 등을 점검한다. 첨단 메모리 기술 개발에 따른 ‘초격차’ 유지 전략, 3나노(1㎚는 10억분의 1m) 등이다.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건립 진행 상황도 이자리에서 공유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재계가 신년 대책을 구상 중이다. LG그룹은 지난 8일 구광모 회장 주재의 사장단 회의에서 내년 사업 각오를 다졌다. 이 자리에는 최근 선임된 신임 사장들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현대중공업그룹 건설 기계 부문 중간지주사인 현대제뉴인과 현대두산인프라코어·현대건설기계도 지난 5일부터 4일간 인천에서 각 사 임원 전원과 해외 주재원 포함 150여 명이 모여 워크숍을 열고 경제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위기 넘기 위한 투자 지속...“올해 반도체 설비투자 1위”=삼성전자는 미래 사업에 대한 투자는 아끼지 않을 전망이다.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오히려 과감한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예상되는 반도체 시장 악화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비 투자를 크게 늘린 것으로 관측된다.

9일 글로벌 반도체 분석기관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74억2500만달러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2위인 TSMC(360억달러)와 3위인 인텔(250억달러)의 설비투자 규모를 앞지른 것이다. 특히 올해 4분기에도 인텔,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모두 지난 3분기보다 해당 분기 투자를 줄여나갔으나, 삼성은 오히려 이를 크게 늘렸다.

새미애널리시스 측은 “삼성전자가 시장 지위를 확고히 하는 과정에서 D램을 비롯한 주요 메모리 투자에 앞서고 있다”며 “공급 과잉에도 불구하고 공급을 크게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TSMC는 오히려 파운드리 로직 칩 관련 주문 감소와 장비 발주 지연 등의 영향으로 투자를 올해 초 예고한 금액만큼 집행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은 내년 예정된 투자를 통해 중장기 관점의 시장 수요 회복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내년에는 데이터센터 증설이 확대되고 D램 신모델 채용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지·김지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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