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회장 취임 첫 일성은 ‘초일류’
35년전 화두 계승 ‘뉴삼성’ 의지 다져
“미래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1990년대까지는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입니다.”(1987년 12월 故이건희 전 회장 취임사 중)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듭시다. 제가 그 앞에 서겠습니다.”(2022년 10월 이재용 회장 사내 메시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첫 취임 일성으로 다시 ‘초일류’를 강조했다. 35년 전 고 이건희 전 회장이 던진 화두를 이어 받아 진정한 ‘뉴삼성’을 세우겠다는 집념과 도전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27일 취임사를 갈음해 사내게시판에 올린 메시지를 통해 “(이건희)회장님의 치열했던 삶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선대의 업적과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게 제 소명”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안타깝게도 지난 몇년간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새로운 분야를 선도하지 못했고, 기존 시장에서는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고 당장 처한 현실을 이 같이 직시하며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회장은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다”며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 여러 사업장을 둘러본 이 회장은 “젊은 임직원들은 일터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어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하고 ,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나아가면서도 상황 변화에 유연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방적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향후 바뀔 삼성의 문화를 예고했다.
이 같은 이 회장의 취임사는 이건희 전 회장의 취임사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1987년 당시 취임사에서도 “우리는 지금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시련과 도전이 몰려드는 격동의 시대를 살고 있다”며 “시련과 도전이 클수록 오히려 이를 발전과 도약으로 승화시켜 온 삼성의 전통을 굳게 신뢰하고 있다”고 언급됐다. 또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첨단기술산업분야를 더욱 넓히고, 새로운 기술개발과 신경제기법의 도입 또한 적극 추진하겠다는 각오가 담겼다.
나아가 개성과 창의를 존중하고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교육시키며, 그들에게 최선의 인간관계와 최고의 능률이 보장되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됐다. 사회가 삼성에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이처럼 삼성의 혁신 의지를 계승해 뉴삼성으로 승화시키겠다는 것이 이 회장 취임 메시지의 주요 포인트로 읽힌다. 한편 1987년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개최된 ‘이건희 회장 취임식’과 달리 이번 이재용 회장이 승진 후 곧바로 ‘조용한 취임’에 들어간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이 회장이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신 이후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어 왔고 이미 삼성을 대표하는 경영 활동을 하고 있는데 별도의 취임 관련 메시지나 행사를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도 2018년 5월 삼성그룹의 동일인(실질적 총수)으로 이재용 당시 삼성전자 부회장으로 지정했다.
정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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