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성적표 보자마자 신속결정

‘3高’ 지속에 경기둔화·돈맥경화까지 겹쳐

글로벌 대침체 대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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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경원·김지헌 기자] “내년 초중반께 세계 경제가 경기 침체를 겪을 수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高)’ 현상 지속되는 가운데 수요둔화와 자금시장 불안까지 가중되고 있어 3분기 실적 발표시 수정 투자 계획도 함께 밝히는 기업들이 속속 늘고 있다. 우선 올해와 내년 규모를 줄일 뿐 아니라 아예 투자를 철회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는데, 이런 데에는 조만간 전세계적인 ‘그레이트 리세션(Great Recession·대침체)’이 도래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지난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는 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내년 투자액을 올해의 10조원 후반대 대비 50% 이상 줄이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0% 감소했다. 노종원 사업담당 사장은 이날 “지난 금융위기였던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업계 설비투자 절감율에 버금가는 상당한 수준의 투자 축소가 될 것”이라며 “올해 말 예상되는 업계의 재고 규모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예상되는 만큼, 회사는 생산 증가를 위한 웨이퍼 설비투자를 최소화하고, 공정전환 투자도 일부 지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6월 4조3000억원 규모의 청주 신규 반도체 공장(M17) 증설 투자도 보류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이날 3분기 적자전환(전년동기대비) 소식을 전하면서 큰 폭으로 투자를 줄여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자사가 집중하고 있는 OLED로의 사업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LCD 패널은 중국 내 생산량을 줄이는 등 단계적 감축에 나섰다. 김성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캐펙스(시설투자)를 1조원 이상 축소하고, 내년에도 감가상각비의 절반 수준에서 집행될 수 있도록 기존 계획을 재검토하겠다”면서 “3분기 말 기준 4조5000억원 수준인 재고를 연말까지 1조원 이상 줄이는 한편 추가 생산량도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의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2% 줄었다. 삼성전기는 이날 “올해 투자는 당초 계획보다 투자 규모가 소폭 감소할 것”이라며 “내년 투자는 아직 투자 계획을 수립 중인 상황이라서 구체적인 내용을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올해보다는 투자 규모가 다소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3분기 실적 이전에 투자 유보 결정을 발 빠르게 내린 기업도 다수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올 투자 계획을 당초 9조2000억원에서 8조9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화솔루션도 지난달 1600억원 규모의 질산유도품(DNT) 생산공장 설립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DNT는 가구 내장재·자동차 시트에 주로 사용되는 폴리우레탄 원료다. 한화솔루션은 원자재 가격 급등 및 물가 상승에 따른 투자비 급증, 원자재 수급상황 악화 등을 중단 사유로 꼽았다.

현대오일뱅크 역시 지난 9월 3600억원 규모의 CDU(상압증류공정)·VDU(감압증류공정) 설비 신규투자를 중단하기로 했다. CDU·VDU는 원유를 끓여 휘발유나 경유 등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로, 2019년 해당 설비에 대한 신설 투자를 결정한 바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투자중단 배경에 대해 “인플레이션 심화와 원자재 가격 폭등 등으로 공사를 지속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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