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우리는 음주운전하지 말라고 떳떳하게 가르칠 수 있을까.’
음주운전, 조교 갑질, 논문 가로채기, 욕설 등 각종 논란을 사고 있는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임명에 탄식이 터져나왔다. 도덕성 결여에 위법까지 저지른 교육부 장관을 용인한 정부가 아이들에게 도덕성과 법치주의를 요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임명직 공무원에게 가장 요구되는 요건은 업무 전문성”이라며 도덕적 결함은 문제되지 않는 듯한 발언을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박 후보자의 음주운전은 잘못된 것이지만 이미 법원에서 선고유예 판단을 받은 것으로 장관직 수행에 문제가 없다”고 거들었다. 박 부총리가 도덕성 결여를 눈감아야 할 만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인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박 부총리는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도 행정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행정운영 전문가다. 교육과 관련된 경력은 사실상 서울대 행정대학원 등에서 교수를 역임한 것이 전부다.
김일규 전국교수노동조합 위원장은 “우리나라 교육 백년지대계를 책임져야 하는 교육수장에 어떻게 행정전문가를 앉힐 수 있느냐”며 “교육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을 교육부 장관에 임명한 것은 윤 대통령이 교육에 대해 무지·무관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교육이란 직접적으로 도덕성 배양을 추구하는 분야인 만큼 대한민국 교육을 책임지는 부총리의 도덕성 결여는 결국에는 대한민국의 도덕성·시민의식을 뒤흔들 수 있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아이들에게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말라고 당당히 교육할 수 있을까. 술 마시고 운전하면 안 된다고, 약한 자를 괴롭히면 안 된다고 떳떳하게 가르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교육계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경기 고양시에서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김모(28) 씨는 “갑질과 욕설 비리로 얼룩진 이가 교육의 수장이 된다면 아이들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아 심히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논평을 통해 “박 부총리 임명은 백년대계 교육을 책임질 교육수장을 기대하는 교육계의 바람을 짓밟는 일”이라면서 “자질 논란으로 이미 지도력을 잃은 교육수장 임명 강행은 우리 교육의 방향성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교사노동조합 역시 “교육부 장관의 이력은 우리나라 교육이 목표로 하는 바람직한 인간상과 거리가 멀다”며 “박 부총리 임명은 교육공무원들의 교육부에 대한 냉소주의를 확대시키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했다.
더 나아가 시작부터 교육계의 신임을 사지 못한 박 부총리가 그의 희망대로 윤석열 정부가 목표하는 교육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낙관하기 어렵다. 현재 교육계에는 ▷등록금 인상 ▷자율형사립고·국제고·외국어고의 일반고 전환 ▷대입제도 개편 등 굵직굵직한 사안들이 산적해 있다.
박 부총리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계의 지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지금 현재 상황으로는 공염불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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