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 앞세워 누적된 주민 불만 잠재우려는 듯

북한이 지난 12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회의를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13일 보도했다. 회의에는 당 중앙위원회 비서인 조용원, 박정천, 리병철, 리일환, 김재룡, 전현철, 박태성이 참석했다. [조선중앙TV 화면]
북한이 지난 12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국 회의를 열었다고 조선중앙TV가 13일 보도했다. 회의에는 당 중앙위원회 비서인 조용원, 박정천, 리병철, 리일환, 김재룡, 전현철, 박태성이 참석했다. [조선중앙TV 화면]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감성정치가 연일 부각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자체 생산된 생필품의 조악한 품질에 격노하면서 언성을 높이는 모습과, ‘후계교육 스승’의 임종을 지키면서 눈물을 흘리기는 장면이 공개됐다. 북한 핵실험 도발 가능성이 수면 위로 부상한 가운데 김 위원장이 경제적 어려움과 코로나19 봉쇄조치 등으로 누적된 주민 불만을 잠재우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10일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를 정리하는 기사 ‘인민을 어떻게 받들어야 하는가를 다시금 새겨준 의의 깊은 회의’에서 뒷얘기를 14일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회의 당일 김 위원장은 당 중앙위훤회 간부들이 가져온 아이들의 허리띠부터 가정에서 쓰는 치약까지 시중에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제품을 가져오게 했다. 김 위원장은 참석자들에게 제품 하나를 들어 보여주며 “소비품의 질은 어떠하든 생산량에만 치중하는 것은 인민들에 대한 그릇된 관점과 당 정책 집행에 대한 요령주의적 태도로서 당과 인민을 속이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김 위원장이 “격해 했고” 참석자들은 “고개를 숙이고 자책감에 휩싸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통일부는 지난 11일 전원회의 평가 자료에서 북한이 경공업을 강조한 것은 생필품 부족에 대한 위기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현철해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병원을 찾은 모습.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었던 만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조선중앙TV화면]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현철해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병원을 찾은 모습. 코로나19 확산이 한창이었던 만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조선중앙TV화면]

한편 조선중앙TV는 지난 12일 현철해 국방성 총고문의 일생을 다룬 기록영화 ‘태양의 가장 가까이에서’를 방영했는데 김 위원장과 각별한 인연을 소개하는 긴 시간을 할애했다. 영화는 김 위원장이 현철해의 건강 문제를 각별히 신경 썼다고 소개했다.

영화에서 김 위원장은 현철해의 병세가 악화했다는 소식을 듣고 밤 11시에 병원을 방문했고, 이튿날 아침 임종이 가까워져 왔다는 소식에 다시 한번 병원을 찾았다. 의식 없이 침대에 누워있는 현철해를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고, 이후 병원 관계자들이 시신을 수습하는 과정도 말없이 지켜봤다. 또 다른 장면에서는 현철해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서럽게 우는 모습도 공개됐다.

북한은 이번 기록영화 공개를 통해 김 위원장이 당에 충성한 원로에 각별한 예우를 갖추는 모습을 선전해 주민들의 충성심을 유도하고, 김 위원장의 인간미를 부각하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mk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