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시민과 늘 함께 어울려서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한 시민의 모습을 좀 가져야 하지 않겠나.”
윤석열 대통령이 부인 김건희 여사와 지난 12일 부부 동반으로 서울 시내 극장에서 영화 ‘브로커’를 관람하면서 대통령 취임 이후 시민과 자주 접촉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 부부가 다른 관객 사이에 나란히 앉아 팝콘과 콜라를 먹으며 영화를 기다리는 모습이 시민의 눈에 포착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소통법이 연일 화제다. 출근길마다 서슴없이 기자들과 만나고, 주말과 점심시간을 이용해 맛집을 찾아 시민과 셀카를 찍는다. 대통령실은 “청와대라는 밀폐된 공간을 나와 시민과 같은 공간 속에서 생활하는 최초의 대통령이다. 용산 시대 대통령 부부의 일상을 시민이 직접 목격하는, 새로운 경험”이라고 했다. 특히 권위주의를 내려놓은 적극적인 ‘소통’ 이미지로 새로운 대통령상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파격적인 것은 윤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 앞에서 하는 ‘도어스테핑(약식회견)’일 것이다. 윤 대통령이 한 달여간 14차례가량 출근길 기자들과 만났다고 하는데, 외부 일정이나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인한 새벽 출근을 제외하고는 ‘별일’ 없으면 진행됐다는 얘기다. ‘여의도 문법’을 깨고 대선에서 승리한 정치 신인 윤 대통령이 청와대 밖에서 ‘대통령 문법’마저 깬 것으로, 여론은 대체적으로 호의적이다.
다만 정제되지 않은 언어로 윤 대통령 본인 생각만을 전달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정 운영에 자신 있게 당당히 어젠다를 설명하는 대통령의 모습은 긍정적이지만 자칫 자기 생각만 일방적으로 전달한다는 인상이 짙어질 경우 ‘마이웨이’식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문재인 대통령 양산 사저 앞 시위 관련 발언이다. “대통령 집무실(주변)도 시위가 허가되는 판이니까 다 법에 따라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가 ‘문제적 인식’이라는 비판이 나왔다(7일). 야당은 “윤 대통령의 인식은 대단히 문제적”이라며 “오늘의 발언은 평산마을의 무도한 시위를 부추기고, 욕설시위를 제지해야 할 경찰에 좋지 않은 신호를 준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검사 편중 인사 지적이 나오자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나”라고 했다(8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검찰 출신을 더 기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느냐’는 질문에 “글쎄 뭐 필요하면 해야 한다”고도 했다. 주요 행정부 요직에 검찰 출신 측근들을 연이어 전진 배치하면서 여권 내부에서도 ‘검찰공화국이 현실이 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서 한 발언이어서 논란이 배가 됐다.
윤 대통령이 또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력 논란에 대해 ‘여러 상황을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을 놓고 일각에서 논란이 제기됐다(10일). 이를 두고 사회 전반에 형성된 ‘음주운전 무관용’ 정서와는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비판이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대통령실은 음주운전 자체를 옹호한 발언은 아니었다면서 해명에 나섰지만 역시 후폭풍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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