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신사업은 물론 내연기관에도 대규모 투자

앨라배마 공장 설립 이후 국내 차·부품 수출 늘어

“생산·연구인력 늘고 부품 생태계 강화할 것” 기대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 등 3사가 신기술·신사업, 전동화·친환경,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4년 동안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생산라인.[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 등 3사가 신기술·신사업, 전동화·친환경,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4년 동안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 현대차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 생산라인.[현대차그룹 제공]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현대자동차·기아·현대모비스 등 3사가 전동화 및 신사업은 물론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2025년까지 국내에 63조원을 투자한다. 미국 전기차 공장 투자 역시 국내 자동차 산업에 동반 성장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했다.

24일 현대차그룹 3사는 2025년까지 미래 모빌리티 중심의 신규 사업뿐만 아니라 활발한 고객 수요가 유지되는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를 병행한다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 영역을 개척하고 국내 연관산업의 안정적 전동화 체제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전동화·친환경·내연기관에 54.2조원=미래 성장의 핵심축인 전동화 및 친환경 사업 고도화에 총 16조2,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 3사는 순수 전기차를 비롯해 수소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및 친환경 전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는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연간 최대 15만대 규모의 국내 최초 신개념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공장이 들어선다.

국내 순수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서는 전기차 전용공장 신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을 추진한다.

순수 전기차 대중화시대를 대비해 전용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2025년에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체계 하에서 개발된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 과 PBV 전용 플랫폼 ‘eS’를 선보인다.

아울러 2025년까지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국내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구축해 전기차 보급의 핵심 기반을 다지고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장치로 활용하는 UBESS(Used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등 인프라 영역에서도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한다.

수소 사업 부문에서는 승용, 버스, 트럭 등 차세대 제품을 내놓는 동시에 연료전지 시스템의 효율 개선 및 원가절감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전용 부품 연구시설 인프라를 확충한다.

내연기관 차량의 상품성 강화와 고객 서비스 향상에도 38조원이 투입된다. 2025년에도 현대차·기아의 전체 판매량 중 80%는 여전히 내연기관이 차지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 차량을 원하는 고객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동시에 연관 부품사들에게도 전동화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미래 투자 재원 조달을 위한 수익성 유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연구개발(R&D) 콘트롤타워인 남양연구소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연구개발(R&D) 콘트롤타워인 남양연구소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미래 신기술·신사업에 8.9조원=현대차·기아·모비스는 미래 신기술 개발 및 신사업의 체계적인 추진을 위해 8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차세대 웨어러블 로봇, 서비스 로봇, 모바일 로봇 기술 및 모델 등을 개발하고 로보틱스 서비스 및 비즈니스 모델을 국내에서 사업화하기 위한 본격 실증 사업에 나선다.

미래 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지역 항공 모빌리티(RAM) 기체를 개발하고 핵심 기술을 내재화한다. 또한 관련 인프라 조성과 비즈니스 모델 구체화에도 속도를 낸다.

커넥티비티 분야에서는 차량 제어기술 무선 업데이트(OTA), 제어기 통합, 서버 음성 인식, 위치 기반 개인화 서비스 강화 등 미래 스마트카 개발을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 고도화에 집중한다.

레벨4 자율주행 요소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리고 로보택시와 로보셔틀은 상용화를 대비한 도심 실증 사업을 이어간다.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는 PBV, 로보트럭 및 셔틀 등 디바이스 콘셉트 모델 및 실물 개발을 추진하고, 인공지능(AI) 분야에서는 다양한 미래 신사업을 뒷받침할 소프트웨어 기술을 내재화한다.

PBV 전용공장이 신설될 기아 오토랜드 화성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PBV 전용공장이 신설될 기아 오토랜드 화성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美투자로 ‘서배너 효과’ 기대=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Georgia)주 브라이언 카운티(Bryan County) 서배너(Savannah)에 건립될 전기차 전용 공장 투자로 국내 자동차 산업도 함께 성장하는 ‘서배너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우선 미국 앨라배마 공장 투자로 국내 사업 역시 동반성장 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른바 ‘앨라배마 효과’다. 앨라배마 공장 가동 이전 (2004년 기준) 5.1%에 그쳤던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전세계 점유율은 지난해 7.9%수준으로 올라섰다.

앨라배마 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미국 내 연간 70만대에서 지난해에는 150만대를 판매한 메이커로 도약했다. 2004년 현대차·기아는 국내 공장에서 269만대를 생산했지만, 지난해에는 국내에서만 302만대를 생산했다.

미국 내 브랜드 가치 제고는 수출 증대로 이뤄졌다. 같은 기간 대미 완성차 수출액은 52.4% 높아졌다. 전세계에 수출한 완성차 금액도 같은 기간 203억6000만달러에서 363억8000만달러로 79% 증가했다.

해외공장이 국내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두 회사의 직원수는 8만5470명에서 10만7483명으로 26% 증가했다.

전 세계에 판매되는 제품의 연구개발 투자가 국내에 집중되고 미래 기술 개발을 강화하면서 연구개발 인력도 지난 13년간 두배로 늘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전세계 전기차시장 점유율은 5%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내연기관 시대 앨라배마 투자가 가져온 양적 성장 효과가 전기차 시대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전세계 전기차 점유율 12%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미 투자가 국내 자동차 산업 성장을 이끄는 시너지효과는 완성차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지금까지 현대차그룹 해외공장들은 국내 부품의 수출 증가에도 기여했다. 한국 부품업체를 바라보는 글로벌 메이커들의 평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2004년 국내 부품의 수출액은 60억1700만달러에 그쳤으나 지난해에는 4배 가량 늘어난 227억7600만달러의 부품이 해외로 수출됐다. 또한 748개사에 달하는 1·2차 협력업체들이 현대차그룹과 함께 해외에 동반 진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미래 신사업·신기술과 전동화 투자는 물론 기존 사업에 대한 지속 국내 투자로 차별화된 제품과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자동차산업 패러다임 대전환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전용 전기차 ‘EV6’ 생산라인. [현대차그룹 제공]
기아 전용 전기차 ‘EV6’ 생산라인. [현대차그룹 제공]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