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에서 환자들 1m 간격 두고 앉혀 병명 노출” 진정
해당 교수 “중증환자 많고 암 치료라 지체 못해” 해명
인권위 “환자들, 정보 타인에게 알려져 수치심 경험했을 것”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진료실 한 곳에서 3명의 환자를 동시에 불러 진료, 병명을 다른 환자들에게 노출시킨 대학병원 산부인과 소속 교수에 대해 인권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21일 A대학병원장에게 산부인과에서 유사한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설구조·진료절차 개선 등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진정인은 지난해 10월 A대학병원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는 과정에서 B 교수가 여성 환자 3명을 진료실 내 1m 간격으로 앉혀 놓고 순서대로 진료를 봐 본인의 병명과 치료방법이 다른 환자들에게 노출됐다고 진정을 제기했다.
뿐만 아니라 내진실 안에 간이탈의실이 설치돼 있어 옷을 갈아입는 동안 다른 환자의 내진 과정을 그대로 들을 수 있는 구조라며, 환자들에게 수치심을 주는 환경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 교수는 “전국 각 지역 병원에서 진료를 의뢰하는 중증 부인암 환자가 많고, 암의 특성상 치료를 지체할 수 없어 환자 수 제한을 철저히 시행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병명 등이 노출된 환경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인권위는 “고의는 아닐지라도 많은 환자 수와 촉박한 진료시간 등으로 인해 진료 과정에서 의료법이 보호하는 환자의 내밀한 정보를 타인에게 알리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에 환자들이 심리적 동요와 수치심을 경험했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진정인이 내진을 받는 동안 다른 환자가 탈의를 위해 내진실을 출입하게 한 것도 진정인에게 수치심과 모욕감을 줄 수 있는 행위”라며 개인정보자기결정권과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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