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강동구청 공무원 공판준비기일
115억 횡령·7억9000만 몰수추징처분
법조계 “피해액·반환가능액 영향 줄 듯”
“‘피해회복 정도’, 양형기준 감경 요소”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공금 115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 강동구청 공무원 김모(48) 씨의 재판이 29일부터 시작된다. 정확한 피해액과 반환 가능 금액이 김씨의 형량을 결정하는데 주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제12형사부(부장 이종채)는 이날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씨의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부가 검찰과 피고인 양측 의견을 듣고 증거 채택 등 입증 계획을 정하는 절차다. 이날 김씨는 국민참여재판에 대한 의사를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김씨의 형량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계획성, 피해 금액, 반환 가능 금액을 꼽았다. 강동구청에 따르면 김씨는 공금 115억원 가량을 최초 횡령했으나 38억이 반납됐다. 실제 피해 금액은 약 77억원이라는 얘기다. 해당 횡령 건에 대해 강동구청과 경찰은 김씨 단독 범행으로 파악했다.
이에 대해 김한규 법무법인 공간 변호사는 “기본적인 범죄 사실을 인정한다면 횡령한 돈을 반환할 수 있는지 여부가 양형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진규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변호사도 “횡령 피해액을 줄이려고 최대한 환수했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남아 있는 주식 등의 자산의 가치를 최대한 인정받으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회복은 얼마나 했는지, 김씨가 일하면서 범행을 쉽게 할 수 있었던 구조적인 원인이 있었다는지 등이 인정되면 감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양형 기준에는 공탁을 포함한 상당한 피해 회복이 일반 감경요소로 분류돼 있다.
특경법상 횡령 혐의는 이득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가중처벌한다. 이번 사건의 경우 실제 피해액 77억과 횡령액 115억 모두 횡령·배임 범죄의 제4유형 ‘50억 원 이상, 300억원 미만’에 속한다. 대법원 양형 기준은 제4유형의 기본 형량은 4~7년으로 권고하고 있다. 다만 감경 요소가 있을 경우 징역 2년6개월~5년, 가중요소가 있을 경우 징역 5~8년을 선고할 수 있다.
피해 회복도 난제다. 경찰은 피해액 중 7억9000만원에 대해서 몰수추징 처분을 신청했다. 실제 피해액을 77억이라고 해도 10%밖에 해당되지 않는다. 피해자가 개인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인 점 등도 피해 회복에 어려운 요소로 작용할 예정이다. 하 변호사는 “이번 사건은 피해자가 지방자치단체와 국가이기에 재판이 끝나야 피해자 환부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는 당초 구민을 위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기금 115억원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지난 23일 강동구청은 국내외 교육연수비와 같은 직원 후생복지비용과 업무추진비 등 14억여 원 감액을 통해 2024년까지 피해를 보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강동구청은 “해당 사건은 공모자가 없는 단독범행으로 확인됐으나 관리감독 소홀 등 행위가 드러나 비위 관련자 13명에 대해 책임의 경중을 따져 4월 중 징계 수준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청의 피해 보전 방침에 대해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법무정책연구실장은 “예산 삭감 방식으로 지자체가 피해를 보전하는 방식은 구청이 정치적·행정적 책임만 지는 것”이라며 “김씨와 별도로 법원 판결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분명하게 지는 이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횡령)·공문서위조·위조공문서 행사·허위공문서 작성 ·허위공문서 행사 등 5개 혐의로 서울동부지검에 송치됐다. 김씨는 강동구청 투지유치과 등에서 일하던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구청 계좌에서 자신의 계좌로 하루 최대 5억원씩 200차례 넘게 이체해 공금 115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hop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