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imagine! 디자인으로 삶을 재설계한다 〈7〉아트토이·금융까지 디자인의 무한확장
전문 디자이너 개성 입혀 소량생산되는 아트토이…어린시절 그리워하는 키덜트족 감성 자극
지드래곤·칼 라거펠트 등 유명인들도 수집·제작 참여…이젠 문화의 한 축으로
장난감은 더 이상 어린 아이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바비인형을 만드는 마텔사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부모용과 컬렉터용 페이지로 나누어진다. 각종 레고를 만들어보고 구매할 수 있는 레고 카페에는 성인 남성들의 방문이 줄잇고 있다.
성인이 되면서 높아진 눈높이에 맞춰 어른들의 바비인형이나 레고는 어린이용에 비해 더욱 세련되고 정교하다. 특히 전문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고유한 개성을 입혀 소량생산하는 장난감을 아트토이라고 부른다. 아트토이는 어른이 됐지만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키덜트족으로부터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장난감이 디자인과 만나면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아트토이를 디자인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아트토이 전시회에 4만명 몰려=지난 5월 1일부터 5일까지 스페이스 크로프트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한 ‘아트토이컬처2014’에는 4만2000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아트토이컬처2014’는 한국을 비롯 전세계 유명 아트토이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행사로 올해 처음 개최됐다.
‘아트토이컬처’의 선풍적인 인기는 지방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난 9월 25일부터 10월 5일까지 충남 공주에 위치한 아트센터 고마에서도 같은 전시가 열렸다.
지난 10월 2일 찾은 아트센터 고마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아트토이를 보려는 관객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주최측에 따르면 평일에는 하루 평균 1000여명, 주말에는 하루 평균 2000여명이 전시장을 찾았다.
전시장 안에는 바비인형을 연상케 하는 소녀 인형, 프로야구 구단의 마스코트들을 앙증맞게 표현한 미니어처 등 각종 아트토이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 남성 관람객은 “어, 찰리 브라운이다”라며 어린 시절 TV나 만화에서 보았던 캐릭터에 대한 반가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찰리 브라운과 같이 동심을 자극하는 캐릭터도 있지만 피묻은 칼과 심장을 든 토끼, 피로 얼룩진 태권도복을 입고 있는 남성 등과 어른용 전시물도 눈에 띄었다.
아트센터 고마의 이승현 큐레이터는 아트토이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아트토이 제작자들은 보통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인데 아트토이컬쳐 전시장을 찾는 주요 관람객층과 연령대가 비슷하다”며 “제작자와 관람객, 수집가들이 어린 시절 추억이 어린 장난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전시장에 온 정성순(32)씨는 “어릴 때 장난감을 재미있게 갖고 놀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난다”며 “예전에는 장난감을 마음껏 사지 못했는데 이제는 살 수 있으니 마음에 드는 귀여운 장난감을 하나 사가고 싶다”고 말했다.
▶유명인들도 아트토이에 열광=아트토이 제작은 1990년대 초반 홍콩의 중국 반환을 앞둔 시점에 홍콩의 젊은 작가들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 작가들은 중국을 겨냥해 무분별하게 찍어내던 플라스틱 곰인형에 디자인을 입혀 특별한 장난감으로 재탄생시켰다. 당시 홍콩 사회를 둘러싸고 있던 불안한 분위기가 아트토이에 담겼던 것이다.
이렇게 탄생한 아트토이는 적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구매력을 가진 키덜트족에게 팔려나가고 있다. 아트토이 수입 전문 브랜드 킨키로봇 홈페이지에 따르면 8㎝ 길이의 산타 베어브릭은 3만5000원, 28㎝ 길이의 아이언맨 베어브릭은 18만원에 달한다.
유명인들도 자신이 수집한 아트토이를 공개하거나 아트토이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빅뱅의 지드래곤은 트위터 등을 통해 연습실에 있는 베어브릭을 공개했다.
샤넬 수석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유명 아트토이 브랜드 토키도키와 함께 작업하며 선글라스를 낀 남성 인형 등을 선보였다.
아트토이는 디자인의 새로운 분야이지만, 현대인들의 감성을 담아내면서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어린이들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장난감이 디자인을 만나면서 새로운 시장과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셈이다.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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