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김준호는 KBS2 코미디 서바이벌 ‘개승자’에서 재밌는 스토리텔링을 보여주고 있다. 김준호는 1999년 시작된 ‘개그콘서트’ 원년 멤버다. 13개 팀으로 출발한 ‘개승자’에서도 김준호 팀(김준호 정명훈 조윤호 김장군)은 파이널 6개팀에 속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겉으로 보면 엄청난 생명력이고 화려한 개그 이력이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매번 하위권에서 근근이 살아남아왔다. “좀비 밖에 할 것이 없냐” “분장이 과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한다.

김준호 팀은 지난 5일 방송된 파이널 라운드 1차전에서 새 코너 ‘좀VIR’로 좀비 유니버스를 새롭게 펼쳤다. VR(가상체험)을 가장한 체험 게임 속 좀비로 변신한 아르바이트생을 연기했다. 김준호 팀이 선보인 생존형 K-좀비는 사격, 두더지 게임 등 실제 고통이 뒤따르는 만큼 짠한 동정심까지 유발하며 웃음을 선사했다. 하지만 중간순위에서 최하위인 6위에 그쳤다.

김원효팀과 김준호팀은 하위권인 5~6위를 놓고 다투고 있었다. 최종순위에서 김준호팀이 5위로 호명되는 순간, 마치 1~2위전 발표를 하는 것처럼 반전의 재미를 유발시켰다.

중년 개그맨 김준호는 요즘 처절하게 깨지면서 버텨나가고 있다. 마음은 굴뚝 같지만 감각이 따라와 주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어떨 때는 철지난 개그를 하다 낮은 점수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후배들과도 계급장을 떼고 서바이벌 게임에 참가하면서 더욱 내공을 키우고 있다.이런 김준호팀에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감정이입이 된다.

요즘 코미디계에서도 세대교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세대교체는 중년 개그맨을 모두 젊은 개그맨으로 대체하는 걸 의미하지는 않는다.

김준호는 SBS ‘신발 벗고 돌싱포맨’ 등 리얼리티와 버라이어티 예능에서는 물이 오를대로 올랐다. 그럼에도 코미디와 개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놓지 않고 있다. 집행위원장을 맡아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을 중단 없이 이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코미디를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며 근본을 잊지 않는 일종의 ‘수구초심’ 같은 거다.

‘개승자’는 파이널전부터는 탈락팀이 없다. 하지만 개그판정단 200명의 점수는 냉혹하다. 절치부심, 와신상담의 심정으로 반전의 기회를 노리는 김준호 팀은 앞으로의 파이널전에서 헤쳐나갈 모습도 기대된다. 그는 과연 개그 대선배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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