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모 여고 '군 위문편지 논란' 겨냥

과거 위문편지엔 ‘명복’도 빌었다고 해

[진중권 페이스북]
[진중권 페이스북]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서울의 한 여자고등학교 학생이 군 장병에게 보낸 조롱 섞인 위문편지가 공개돼 논란이 된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위문 편지 쓰는 건 일제의 잔재"라고 주장하며 자신이 보냈던 과거 위문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진 전 교수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제시대) 그때 국가에서 강제로 전선의 황군에게 위문대와 위문 편지를 보내게 했다. 그 문화가 아직 남아 있었다니 놀랍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자신도 위문편지 작성을 강요받은 해당 여자고등학교 학생들과 같은 입장에 놓인 적이 있었다고 고백하며, 과거 직접 파월 장병들에게 보냈던 편지 내용도 공개했다. 당시 그는 편지에 "전방에 계신 파월 장병 아저씨, (중략) 끝으로 아저씨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때 '명복(冥福)'은 죽은 뒤 저승에서 받는 복이란 뜻이다. 자신 역시 여고생들이 보낸 편지 내용과 마찬가지로 쓴 웃음을 자아내는 내용을 적어서 보냈다는 것. 진 전교수는 “국민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국군 장병들에게 보낼 위문 편지를 쓰라고 해서 억지로 썼는데, 그걸 보고 누나들이 배꼽을 잡고 웃더라”고 덧붙였다.

이어 댓글에는 “진지충 바이러스가 도나. 좀비 같다”고도 적어 편지 작성자 등을 향한 비판 여론이 과열돼 있음을 지적했다.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팅 공개된 여고생이 군 장병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위문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1일 온라인 커뮤니팅 공개된 여고생이 군 장병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위문편지. [온라인 커뮤니티]

진 전 교수의 이날 발언은 전날 논란이 된 국군장병 위문편지를 겨냥한 것이다. 전날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날 '친구가 올려달라 해서 올린다'며 한 여자고등학교 학생이 국군 장병에게 보낸 위문 편지가 공개됐다.

모 여고 2학년이 지난해 12월 30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편지에는 "추운 날씨에 나라를 위해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군 생활 힘드신가요? 그래도 열심히 사세요^^ 앞으로 인생에 이런 시련이 많을 건데 이 정도는 이겨줘야 사나이 아닐까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트위터에 올라온 해당 여자고등학교의 또다른 위문편지.
트위터에 올라온 해당 여자고등학교의 또다른 위문편지.

이어 해당 여자고등학교 1학년이 보낸 또다른 위문편지는 군인과 성소수자를 향한 성희롱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해당 편지가 공개된 후 카카오맵에 등록된 해당 여자고등학교는 별점 '1점 테러'로 도배돼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편지를 작성한 학생들의 이름과 사진 등 개인 신상을 공유하며 당사자를 향한 성희롱 댓글을 남기는 모습도 목격됐다.

논란은 관련된 청와대 국민청원이 등장하며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12일 작성된 '여자고등학교에서 강요하는 위문 편지 금지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특히 여고에서만 이루어지는 위문 편지 금해주시길 바란다"며 위문편지 작성 때 '개인정보가 노출될 경우 심각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경고를 하면서까지 해당 관습을 이어갈 이유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같은 청원은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군인을 ‘여고생에게 위로받는 성인 남성’으로 비하했다는 비판 여론을 재점화시키며 '성(性) 대결' 양상으로 번져가고 있다. 13일 오후 2시 기준 청원 인원은 10만명을 넘어섰다.


kacew@heraldcorp.com